"10년 전 협회장을 맡을 때 '장애인이 아닌 당신이 우리 설움을 어떻게 아느냐'며 벽을 쌓는 분도 많았어요. 막막하고 답답했죠. 기부금을 모으려고 도움을 청할 때도 망설여졌고요. 하지만 제가 먼저 다가가니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더군요. 요새는 다들 저를 웃으면서 반겨줘요." 이상철(66) LG유플러스 부회장이 25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장 취임 10년을 맞았다. 올해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창립 6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협회는 지난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신한금융그룹과 벌여온 행사인 '장애청년 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1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올해 71명을 포함해 그간 총 540명이 6대륙 53개국을 방문했다. 이상철 회장은 "앞으로도 장애 청년들의 도전과 꿈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장애인재활협회는 교수 200명과 사회복지사 150명 등으로 구성돼 그동안 장애인복지법, 고용촉진법, 차별금지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냈고, 재활의학도 태동시켰다. 초대 회장은 백낙준 전 문교부 장관, 부회장은 영친왕의 부인 이방자 여사였다. 6~7대 회장은 임병직 전 외무부 장관이었다. 현재 이사진은 김인규 전 KBS 사장, 김상헌 네이버 대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김형식 UN장애인권리위원,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등이다. 한국통신프리텔 대표와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IT통' 이상철 회장이 협회장을 맡은 건 어느 사회복지학 교수가 "장애인들에게 IT는 세상으로 향하는 창(窓)이니 당신이 적역"이라고 권해서다. 그는 실제로 IT를 통한 복지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장애인 IT 경진대회'가 그런 예다. 재작년에는 인천에서 세계 4000명의 장애인이 참석한 '인천 세계전략대회'도 열었다.
협회는 장애인이 꿈을 이루도록 돕기 위해 LG유플러스와 함께 고교 졸업생에게 600만원을 지원하는 '두드림' 사업도 벌이고 있다. 올 연초 18명에게 1억원을 지급하는 등 4년간 195명에게 총 9억원을 전달했다. "박모세 학생이 작년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애국가를 불렀잖아요. 뇌가 정상인의 10분의 1밖에 안 돼요. 하지만 성악가가 되고 싶어 했고, 백석대에 진학했죠. 그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사회의 인식과 배려라고 말한다. "어느 시각장애인이 영국으로 가 뮤지컬을 보는데 옆자리 여성이 무대 모습을 설명해주고, 대영박물관 경비원은 작품을 만져보게 하며 해석까지 해줬답니다.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 아닌가요? 편견을 버리고 함께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