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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한 때를 뒤흔들고 세월 속에 묻히다

세월호 사고로 한때 세상을 뒤흔들었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유해가 31일 기독교침례복음회(일명 구원파)의 총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 뒷산에 안장됐다. 영결식은 장남 대균(44)씨를 비롯한 유가족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도, 유 전 회장의 지인 등 4000~5000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결식에 앞서 지난 30일부터 2일간 진행된 조문은 유 전 회장이 안치된 금수원 대강당에서 헌화와 묵념 순으로 이어졌다. 구원파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조문객은 10명씩 줄을 지어 대강당 한가운데 꾸려진 제단에 서서 고인을 추모했다. 제단 한가운데에는 유 전 회장이 카메라를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의 영정이 놓였고 한쪽 대형화면에서는 고인의 설교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추모예배는 대강당에서 오전 10시 30분까지 진행됐으며 같은 곳에서 신도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식이 열렸다. 운구행렬은 오전 11시 30분쯤부터 대강당 2층 유 전 회장의 작업실 등 금수원 내부를 둘러본 뒤 뒷산인 청량산 기슭 장지로 이동했다. 청량산에는 유 전 회장의 장인이자 구원파의 창시자인 권신찬 목사의 묘가 있다. 신도들은 장지 앞에서 한 시간여 동안 한 차례 더 예배를 본 뒤 금수원 내부 정리를 마치고 오후 1시 30분 해산했다. 장례식 참석을 위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대균씨 등 일가 4명은 장례를 마무리하고 오후 8시 인천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들이 구치소 복귀 전까지 후계구도와 계열사 처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금수원과 이어지는 고속도로 IC는 때마침 성묘 시기와 겹치면서 정체 현상이 계속됐다. 신도들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말없이 손사래를 치며 금수원 안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금수원 정문에서는 검은색 정장 차림의 젊은 남녀 10여명이 방문 차량과 신도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한 뒤 통과시켰다. 마을 주민들은 “동네 사람들조차 장례를 구경할 수 없도록 막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생전에 유병언은 “무덤을 따로 만들 필요없이 입던 옷 그대로 하되 관도 만들지 말고 아무 데나 구멍이나 구덩이가 있으면 묻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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