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 묘지 분양계약을 맺었는지 입증할 때 영수증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부(김대웅 부장판사)는 유족 43명이 묘지를 분양한 임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5억2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장례절차를 준비하는 유족들의 애로가 많은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정신적·시간적으로 여유 없는 유족이 계약서나 영수증을 챙기지 못할 수 있고, 장례식 때 조의금으로 받은 현금을 그대로 가져가 분양대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서 등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손해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볼 것은 아니다”며 유족들 손을 들어줬다. 경기 포천에 공원묘지를 불법 설치해 기소된 임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임씨에게 묘지를 분양받은 유족들은 포천시가 분묘 이전 명령을 내리자 임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