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는 찬란한 풍광만큼이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이 있다. 바로 아바나의 세멘테리오 콜론 묘지다. 세계 4대 공동묘지의 하나인 세멘테리오 콜론 묘지는 20만 평이 넘는 넓이에 200만 개가 넘는 묘가 들어서 있어 차를 타고도 한참을 달려야 다 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다.
이 묘지는 공동묘지의 크기 때문에 4대 공동묘지의 하나가 된 것이 아니라 정말 아름답고 입이 벌어질 정도로 광활한, 한마디로 너무 화려하기 때문이다. 쿠바 정부는 이 묘지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묘지를 장식한 예술품 못지않은 조각상들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공동묘지가 아닌, 거대한 조각공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쿠바에서는 가족묘를 쓰기에 가족의 무덤을 같이 만든다. 한 개의 무덤에 대여섯 명의 유골함이 있는 것이다. 여행자들에겐 멋진 볼거리지만 가족들에겐 아련한 슬픔의 장소이리라. 콜론 묘지의 조각들은 화려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조각마다 다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고 한다. 소방관이 오기 전 불을 끄다 죽은 31명의 용감한 주민이 조각된 것도 있고, 가슴 아픈 모자의 이야기도 담겨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