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순 건양대병원 장기기증 코디네이터 작년 이식 22건 성공… 복지부장관 표창도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일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척 힘듭니다. 하지만 보람과 사명감 만큼은 그 어느 직업보다 높을 겁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자를 지켜보는 사람은 "의사" 이다. 하지만, 뇌사자의 장기기증과 이식 분야는 이와 다르다. "장기기증 코디네이터"가 뇌사자와 가족, 장기수여자, 의료진 등의 연결고리 이다. 대전·충청 지역의 뇌사판정대상자관리기관(HOPO)인 건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김경순(49·사진) 간호사는 지난해만 해도 벌써 22건의 장기이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는 전국에서 3, 4위를 차지할 만큼 건수가 많다. 2009년 5건에 비해 4배 넘게 증가했다. 김 간호사는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가 주관한 "2011년도 장기기증 유공자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중환자실과 인공신장실 등에서 간호사 생활을 30년 가까이 했지만 이 업무를 맡은 1년 반 사이에 더 많은 걸 배우고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이틀 밤을 꼬박 새며 뇌사자 발생부터 환자 이송, 보호자의 장기기증 동의,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의 장기이식 대기자 연결과 장기의 적출, 뇌사자의 장례 전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 시간 내내 장기이식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바라지요." 하지만 "장기기증 코디네이터"라는 자리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업무량이 많아 밤새워 일해야 했고 특히 기증자 가족의 슬픔을 함께해야 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피로도가 높았다. 그가 오기 전 1년 동안 코디네이터가 6번이나 바뀌었고 김 간호사 역시 초반에는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다. 이제는 명절이나 기일이 되면 기증자 가족에게 전화가 온다. 떠나보낸 자녀나 부모 생각나면 어려운 상황을 함께 겪었던 김 간호사에게 연락을 하는 것. 그는 "장기기증의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호자이기 때문에 이틀의 시간동안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눈다"며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보호자 역시 마음의 문을 열고 결국 좋은 뜻에 동참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의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눈이 돼 세상을 볼 수 있게 하고 심장으로 숨을 쉴 수 있게 한다"며 "어렵게 뇌사자 장기기증을 했던 가족들이 훗날 본인의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러한 기증문화가 더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