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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스님 다비식 엄수

장엄허식 버리고 간소화하라 유훈장 남겨

▶“불! 법! 승!”
▶추모객들의 합송에 맞춰 스님들이 일제히 거화봉(擧火棒)으로 연화대(蓮花臺·화장을 위해 연꽃 모양으로 쌓아올린 장작더미)에 불을 붙였다.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 하는 외침과 함께 신자들이 염송하는 “나무아미타불” 소리가 메아리쳐 가야산 자락을 울렸다. 연화대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하얀 연기가 훌훌 피어올랐다. 스님 몸 허물어내는 불길에 매섭던 소한(小寒) 추위가 싹 물러간 듯 따뜻한 날씨였다.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영결·다비식이 6일 오전 스님의 출가 본사인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열렸다. 조계종 종단장으로 진행된 ‘지관(智冠) 대종사 영결식’에는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스님과 불교 신자들, 한·일 불교교류협의회 관계자, 대만 불광산사 주지 등 7000여명이 참석했다.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통합당 원혜영 대표,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 등도 영결식을 지켜봤다.

 

당대 최고의 학승(學僧)답게 현재 조계종 중진 스님 대부분은 지관 스님의 제자다. 스님은 제자들에게 ‘장례를 간소하게 해라. 출가한 초지를 망각하지 마라’는 친필 유훈을 남겼다. 문도들은 스님의 뜻에 따라 생화가 아닌 조화로 영결식장 연단을 장식하는 등 영결식과 다비식을 간소하게 치렀다.

영결식은 오전 11시 ‘명종5타(다섯 번 타종)’를 시작으로 삼귀의, 행장 소개, 육성법문, 종정 법어, 영결사 순으로 진행됐다. 전국 사찰에서도 일제히 5차례 조종을 울려 애도의 뜻을 표했다.

종정 법전 스님은 법어를 통해 “비록 오고감이 없고 생몰(生沒)이 없다지만 종사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 크게 보인다”고 애도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영결사에서 “평생의 원력으로 <가산불교대사림>(불교대백과사전)에 오롯이 매진하시다가 손수 마지막 장을 넘기지 못하시니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스님이 사바로 돌아오시어 한 중생도 남김 없이 제도하실 그날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릴 것”이라고 기원했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가 추서한 금관문화훈장을 영전에 바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 장관이 대독한 조의 메시지에서 “지관 대종사께서는 한국 불교의 유구한 법맥을 이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 학승이자 율사였다”고 추도했다.

영결식 뒤 지관 스님의 법구는 영결식장에서 3㎞ 떨어진 다비장으로 옮겨졌다. 스님의 영구 앞뒤로는 대만 불광산사 회주 성운 스님이 직접 써서 보내온 ‘慧燈西去(혜등서거·지혜의 등이 꺼지다)’ 등 1500여기의 울긋불긋한 만장 행렬이 이어졌다. 다비식은 오후 1시30분 스님과 신자들이 다비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30여분 동안 거행됐다. 다비의 불길이 완전히 사그라지는 7일 오전 습골(拾骨)하고 49재는 서울 경국사와 합천 해인사에서 봉행된다.
 
 
6일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지관스님은 지난해 서울 정릉 경국사에서 원고지 8매 분량의 유훈장을 직접 글로 써서 남겼다. 지관스님은 유훈장에서 문도들에게 무엇보다 다비식을 간소하게 치르라고 당부했다. 지관스님은 "상여의 장엄, 화장대의 꽃장엄도 일체 하지 마라"며 "다비장까지 참여한 조객들에게는 점심을 대접하라"고 일렀다.

이어 "다비하는 사찰의 사중(寺中)에 대해서는 추호의 피해도 끼치지 마라"며 "내가 비상금으로 갖고 있던 1억원을 맞상좌인 세민에게 맡기니 장례비에 보태도록 하라"고 말했다. 또 "나는 금년 80세를 맞이하면서 그간 부처님의 음덕으로 편안하게 살았으므로 양가(속가와 불가)에 대해 부끄러울 뿐 아무런 미련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1982년 경국사에서 부처님께 3천배를 올린 후 발원문(發願文)을 남기고 시작한지 1차 자료 수집만 10년을 거친, 가산불교대사림이 지금까지 12권이 출간됐다"면서 "아직 남은 8, 9권을 완간하여 부처님께 고하고 죽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소망이었지만 이는 내 마음대로 좌우할 문제가 아니므로 인연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훈장은 ▲문도들은 화합하고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라 ▲경국사의 책과 소지품은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 기증하라 ▲고향 포항에 고향방문탑과 부모님을 위한 보은탑을 세운 것을 알린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유훈장에 따라 6일 해인사에서 치러진 영결식과 다비식은 생화가 아닌 지화와 조화로 영단을 장식하는 등 간소하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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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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