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놓고 볼썽사나운 추태가 벌어졌다. 다른 병원으로 가겠다는 유족들을 병원 측이 실력으로 저지하면서다. 고령의 이모씨가 논산 백제병원에서 숨진 것은 29일 오전 11시30분 쯤이다. 지병을 앓아 온 이씨는 지난 달 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이날 숨졌다. 이씨의 아들(38)은 아버지가 숨지자 가족들과 논의끝에 시신을 집과 가까운 인근 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기려 했다. 시설도 깨끗하고 집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 장례절차를 편히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때부터 백제병원측과 마찰이 생겼다. 아들 이씨는 “병원직원이 오더니 ‘이곳에서 장례절차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권유했다”며 “사정을 얘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하니 갑자기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병원 직원은 아버지의 치료비를 내려는 이씨 가족에게 “처음 이야기했던 할인을 해 줄 수 없다”며 정가를 요구하는가 하면 이씨의 아버지를 옮기기 위해 온 다른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나가라”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급기야 한 병원직원은 운구차량에 시신을 싣지 못하도록 트렁크 앞을 다른 차로 가로막은 뒤 시동을 끄고 30여 분간 자취를 감춰 버렸다. 이씨는 “원무과에 차를 빼달라고 울며 애원해도 ‘해당 직원이 찜질방에 가서 연락이 안 된다’며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며 “아버지가 차가운 길바닥에 30분 넘게 계셨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분통이 터진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