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well-being)을 넘어 이제는 웰다잉(well-dying)의 시대다. 인생을 잘 지내는 것만큼이나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생은 한낮의 소풍과 같다. 때가 되면 누구나 ‘피크닉’을 끝내야 한다. 인천시 남구 노인문화센터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죽음학교’를 운영한다. 죽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남은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55세 이상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다. ‘죽음학교’는 객관적으로 ‘자기 알기’를 시작으로 죽음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기와 1박 2일의 체험활동을 통해 떠나는 자와 남겨진 이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 영정사진 촬영과 유언장 작성, 부평가족공원의 장사문화 홍보관과 수목장을 견학하는 등 2개월 과정으로 주 2회, 총 30시간 수업을 한다. 죽음학교는 지난 4일 부평가족공원 내의 장사문화 홍보관을 견학했다. 이날 7명의 죽음학교 학생들은 장례의 역사와 문화, 절차, 수목장과 화초장·잔디장 등 장례 방법을 모형과 자료 등을 통해 죽음과 장례를 접하는 시간을 가졌다. 차분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사후를 간접 체험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시간 내내 진지했다. 정숙희(85·남동구 구월2동)할머니는 “이제 나도 준비해야겠다 싶어 왔다”며 “할아버지는 가족 산에 먼저 갔고 나도 가면 그 옆에 있다가 불로 휙~ 가는 거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할머니는 “세상에 올 땐 나 혼자 울고 다른 사람이 웃지만, 나 갈 땐 나 혼자 웃고 다른 사람이 운다”며 덧없이 웃었다. ‘학생’들의 발길은 부평가족공원 ‘사색의 숲’ 수목장을 지나 고인의 마지막 유해를 모시는 유택동산을 향했다. 노인문화센터 인진미 팀장은 “결국 죽음학교는 잘 사는 법을 배우는 곳”이라며 “죽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져 50대 후반 분들도 문의가 많아 기존 60세에서 55세로 수강연령을 낮췄다. 이렇게 견학을 하면 장례절차에 대한 생각도 기존의 생각과 바뀌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금기시되던 장기와 시신 기증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연 3회로 운영되는 죽음학교는 지난해 2월 개강해 5기를 배출했고 현재는 6기가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7기를 모집할 예정이며 정원은 10명이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수업을 한다. 인천시민이면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