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설득 안되자 유가족에게 직접 접근 2009년 사망한 한 연예인의 매니저는 당시 납골당들끼리 벌였던 치열한 유치결정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6곳의 추모시설에서 유가족에게 구체적인 유치조건을 제시하며 접근해왔다. 5~10년 유치를 조건으로 3000~6000만원의 금액을 제시하거나 무료 분양 조건을 내세우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금전적 협찬 없이 추모 공간만을 꾸며주는 곳으로 결정됐다. ▶"억" 소리 나는 연예인 홍보 효과...인지도 상승 납골당 업체들이 스타 유골 유치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홍보효과 때문. "매장"대신 "화장"을 택하는 사례들이 늘면서 납골당 영업경쟁도 치열해졌다. 최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은 자신이 숨진 뒤 장례 방법으로 화장을 원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화장 후 나무나 화초 주변에 묻는 자연장(39.9%), 봉안시설 안치(32.7%)를 택하는 사례들이 크게 늘었다.업계 관계자들은 한 번 안치할 경우 쉽게 옮기지 않는 장례 문화를 고려했을 때, 스타의 유골함을 안치할 경우 지속적인 홍보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 납골당의 경우 연예인 유골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가까운 지리적 위치와 함께 연예인을 통해 인지도 효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청아공원은 길은정, 김형곤, 김형은, 유토피아 추모관은 정다빈, 유니, 미타원은 여운계 김흥기 등이 안치돼 있다. ▶경건한 문화에서 추모 분위기로의 전환도 영향 한국에서도 고인을 함께 "추모"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현상도 납골당 영입경쟁과 무관치 않다. 고 최진실씨가 묻힌 경기도 양수리 갑산공원에는 가족들 외에도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납골당 업계에서 지명도가 낮았던 갑산공원은 최진실씨의 유골이 안치된 뒤 이른바 "메이저급"으로 올라섰다. 추모 열기를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추모 문화가 보편화된 미국에서는 2009년 사망한 마이클 잭슨의 유해 안치경쟁이 치열했다. "팝의 황제"가 묻힌 묘지로 선정될 경우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저택이었던 네버랜드, 잭슨의 생가가 있는 인디애나 주 개리가 물망에 올랐지만 LA의 "포리스트 론 공원묘지"로 결정됐다. 일각에서는 LA시 차원에서 관광 사업을 위해 적극 유치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유치 경쟁 부작용...이중 계약 소송도 납골당 유치경쟁의 부작용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원로 코미디언 고 배삼룡의 별세 후 유가족은 장지 이중 계약 문제와 관련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당시 소송을 제기한 추모시설은 유가족과 고인의 사망시 유골을 안치하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유가족들이 이를 지키지 않았고, 다른 추모공원에서도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사후 관리가 소홀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유치 1년 동안은 깨끗하게 관리를 해주지만 이후에는 방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