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뤼순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묘역이 오래전 이미 훼손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정부의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추진단" 산하 유해발굴단장을 맡고 있는 박선주 충북대 교수는 25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01주년 기념 한중 세미나 발표에서 "안 의사의 묘역이 1912년에서 1930년대 사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1주기 학술회의 (다롄=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1주년을 하루 앞둔 25일 안 의사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는 한중 학술회의가 랴오닝성 다롄(大連)시 다롄대학에서 개최됐다. 2011.3.25 setuzi@yna.co.kr 박 교수는 유해 매장지가 어디인지와 관련해 4가지 정도의 설이 있었으나 안 의사 순국 당시 뤼순감옥 소장의 딸인 이마이 후사코(今正房子) 여사가 제시한 두장의 사진과 증언에 근거해볼 때 뤼순감옥 북쪽 야산인 원보산 남사면의 3.5∼5부 능선이 묘역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마이 후사코 여사가 제공한 사진 중 한 장에는 안 의사의 묘지 위치가 구체적으로 표시돼 있었다. 박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 조사단이 2008년 원보산의 묘역 추정 지역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한 결과 인위적으로 흙을 대량으로 파낸 흔적을 발견했으며 토양 분석 결과 홍수에 의한 범람 퇴적이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1916년, 1921년, 1923년에 진행된 뤼순감옥 증축 공사 때 묘역 추정지에서 벽돌 원료인 흙을 채취했다는 증언이 나온 점과 1916∼1918년 뤼순 일대에 큰 홍수가 났다는 기록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안 의사 묘역이 이 무렵 훼손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박 교수는 이 과정에서 안 의사의 묘가 이장됐거나 홍수로 유해가 다른 곳으로 유실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추가적인 관련 문헌자료의 발굴 필요성을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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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동양평화기원비’ 제막식 거행 ▶안중근 의사 순국 101주년을 맞아 일본인들이 안 의사의 사상과 생애를 기리기 위해 만든 ‘안중근 동양평화기원비’가 25일 오전 일본에 세워졌다. 안중근청년아카데미(정광일 대표)에 따르면 한국인 회원 10여 명과 민주당 김성곤 의원, 일본인 100여 명은 일본 사가현 무량사에서 평화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무량사에 세워지는 평화기원비는 일본 내 ‘안사모(안중근을 사랑하는 일본인 모임)’가 주도해 제작한 것으로 일본 민간인이 직접 안 의사 기념비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아카데미가 밝혔다. 안사모 회원들은 지난해 12월 한국을 방문해 아카데미를 통해 안 의사의 행적과 동양평화론, 이토 히로부미 사살 배경 등을 배우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기념비는 가로가 긴 형태로 약 5t 무게의 자연석으로 만들어졌으며 안쪽에는 ‘안중근의사 동양평화기원비’를 한문으로 새겼다. 정 대표는 “100년 전 안 의사의 거사가 동양의 평화를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일본 민간인들이 안다는 것이 평화기념비 건립의 가장 큰 의의”라며 “한ㆍ일 민간인들의 친선과 우의가 안 의사의 사상이었음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평화기념비 제막식은 안중근 의사 약력 소개, 비석 제막, 도호쿠 지역 대지진 희생자 위령제 순으로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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