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가 허영심에 빚만 남겨놨다.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내 스스로 화장한다." ▶청주 우암산 등산로 인근에 구덩이를 판 후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신원 파악에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4시 50분쯤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우암산 등산로 인근에서 가로 3.2m, 세로 2.4m, 깊이 75의 구덩이 안에서 불 탄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구덩이 인근에서는 나뭇가지에 걸린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죽은 아내가 허영심에 빚만 남겨놨다.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스스로 화장한다. 계약직인 아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했으면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이에따라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고, 실종 신고된 인물과 대조하는 등 신원파악을 하고 있다. 경찰은 또 타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등산로 인근에서 구덩이를 파고 나무가지를 모으는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나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유족을 찾고 있다. 목격자는 지난 14일 이같은 장면을 목격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 산불이 날까봐 구덩이 주변의 낙엽을 미리 치워놨다.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