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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NHK방송, 한국 웰다잉교육 심층 취재

이론과 실제, 현장강의와 수강생 반응에도 깊은관심

일본의 유력 매스컴이 한국의 장례문화 "웰다잉"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기획취재를 해 갔다. NHK방송의 국제부 "쇼헤이 야노" 기자가 지난 7월 24일 "동국대학교 경주 캠퍼스"와 "한국죽음준비교육원" 이병찬 원장을 찾아 웰다잉에 대한 개념과 구체적인 교육 내용, 그리고 실제 교육하는 모습까지 자세하게 담은 르포 기사를 곧 방영할 예정이다. 한편 취재진은 삼성의료원도 찾아가 죽음에 임하는 환자들의 현황과 준비 과정을 동시에 취재한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쇼헤이 야노" 기자는 2009년 한국에서 어학 연수를 받는 동안 국내 각 매스컴과 신문, 잡지에 자세하게 보도된 "한국죽음준비교육원"의 웰다잉 교육과 이병찬 원장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가 귀국 후 NHK방송에 취재를 건의한 결과가 수용되어 금년 7월 24일 취재 차 방한케 된 것이다. 일본의 장례문화 추모문화는 나름대로 상당히 수준높은 서비스로 그동안 본지에서도 10여 차례 박람회 관람을 겸한 시설 견학을 실시하고 있고, 한일 양국의 장례문화 전문가들의 교류와 특강이 계속되어 왔는데 금번 일본 최대 매스컴이자 막강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NHK방송의 한국장례문화에 대한 관심과 취재는 특기할 만한 일이다.

 
- ▲ 한국죽음준비교육원 이병찬 원장(좌)과 인터뷰하는 야노 기자(가운데)
특히 웰다잉 문제는 "쇼헤이" 기자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에서도 이미 수십년 전부터 이론이 정립되고 일반인들에게도 구체적으로 보급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유명무실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그런 과정이 큰 발전을 기 할수 있었는지 그 점을 가장 궁금해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병찬 원장은 외국에서는 이론에 그친 감이 있었으나 한국에서는 이론 정립과 동시에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현장 교육을 통해 개개인들에게 보급되어 그들의 생활 방식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각 기관이나 단체, 그리고 노인복지관 등에서 교육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 이병찬 원장은 그야말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한국죽음준비교육원"은 웰다잉 과정을 지도하는 "웰다잉지도사"를 양성하여 웰다잉의 근본 정신의 더욱 활발한 보급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이하 이병찬 원장과 NHK방송 기자의 질문과 답변을 이병찬 원장의 양해를 얻어 가능하면 자세한 내용으로 게제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무단 전제, 인용 금지)

 
- ▲ 입관체험 직전의 수강생을 상대로 취재하는 "쇼헤이 야노" 기자 및 취재진
▶Q. 세계 각 국의 웰다잉과 한국의 웰다잉은 어떤 점이 다릅니까?

▷A. 다른 나라는 죽음철학, 죽음학, 생사학 등의 이론 위주의 교육으로 진행하다 보니 실제적인 학습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은 유구한 역사의 효와 예를 바탕으로 실제화 시킨 자아성찰과 사생체험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론과 실제를 통하여 실질적으로 삶에서 행복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교육을 합니다.

▶Q. 원래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죽음’이라는 것은? 죽음의 인상은 어떻습니까?

▷A. 예전에는 한국인이 느끼는 죽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자연 순환의 법칙으로 태어나서 죽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 일찍부터 자신이 죽으면 넣을 관과 수의를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특히 효와 예를 중하게 여겨 부모의 죽음에 대해 애통해 하는 마음이 크면서도 결국 하늘의 이치임을 알고 망자의 넋을 보내는 굿판을 벌려 마을사람들의 흥겨운 잔치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현대로 오며 죽음에 대한 인식이 아주 냉소적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즉, 물질적 가치가 정신적 가치보다 우위를 점하며 자신에게 죽음이 오리라는 것은 인정치 않으며,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종교에 따라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문명이 발달할수록 죽음을 인정 못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에 대한 인상도 예전과는 아주 판이하게 바뀌었습니다. 삶의 한 과정으로써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란 존재가 없어지는 것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상실감에 죽음 자체를 자신에겐 와서는 안 되는 나쁜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요인 중에는 문명의 발달로 대량죽음과 매스컴을 통해 실시간으로 죽음에 대한 소식을 접하다 보니 무감각해지고 오직 자신에게는 있어서는 안 될 것으로 여깁니다.

 
- ▲ 교육원 야외 잔디장에서 수강생을 상대로 한 취재
▶Q. 웰다잉은 무엇입니까? 어떤 삶입니까?

▷A. 말 그대로 잘 죽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잘 죽어간다는 말을 뒤집으면 잘 살아간다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생사일여(生死一如)’라 하여 삶과 죽음을 하나로 보았습니다. 사람은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내일 죽을 수도 있고 수명을 다해 몇 십 년을 더 살 수도 있습니다. 즉 삶과 죽음은 한 선로 위를 마주보고 오는 기관차와 같습니다. 이 두 기관차가 마주치는 바로 그 순간이 삶의 끝이고 죽음의 시작이며 그 이후의 세계는 누구도 가본 바가 없어 알지 못합니다. 다만 종교적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에 그 부분은 언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웰다잉은 잘 죽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란 의문과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는 점에서 웰빙보다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내 자신이 내일 죽는다면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이때만큼은 살아가며 느끼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란 소중한 존재가 죽는다면 과연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무엇일까란 의문에 봉착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웰다잉이 존재하며, 소중한 인간으로서 가치 있는 일을 찾게 될 것입니다.

웰다잉의 삶이란 인간으로서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죽음을 전제로 소중한 가치를 찾아 높이는 것입니다. 늘 자기반성 즉 성찰을 통해 소극을 적극, 부정을 긍정, 불평불만을 감사, 절망을 희망으로 삶의 의욕을 고취시키며 덕으로써 삶의 변화를 유도하는 하는 것입니다.

 
- ▲ 생활복지관의 웰빙 교육 장면을 취재하고 있다.
▶Q. 웰다잉의 정신이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웰다잉을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A. 죽는다는 것을 전제로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즉 삶의 화를 부르는 탐욕, 집착, 욕심 등을 버리고 하심과 겸손을 바탕으로 사랑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를 우선시 하고 자신을 비롯해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웰다잉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성찰입니다. 자신을 늘 돌아보며 반성하고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를 사랑하라고 했다. ‘지금 하는 일과, 지금 만나는 사람과, 지금 이때를 사랑하라고. 이는 시간의 중요성과 관계의 소중함 그리고 인간으로서 영원히 기억될 사랑을 강조한 것이다. 바로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웰다잉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 ▲ 생활복지관에서 실시한 현장 교육 수강생들의 모습
▶Q. 요즘 한국에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된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이 국민 마음에 웰다잉을 깊게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셨습니다. 일본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도 전쟁의 폐허에서 이만큼 경제성장을 부흥시켰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성장하기까지에는 소중한 가치를 너무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효와 예가 사라지고 물질만능풍조가 심화됨으로 사회병리현상이 만연해 심각한 현상에 다다랐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살게 되었는데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사회부조리가 터지며 인명경시 현상 등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한국이 자살률, 이혼률, 교통사고율 등이 세계 1위인 것만 보아도 그 폐해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경각심이 사회 전반에 암묵적으로 퍼질 무렵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웰다잉 실천과 아름다운 생의 마무리를 접한 국민들은 자성과 성찰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바른 삶인가를 생각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평생을 청빈과 검소, 무소유를 실천하며 고고히 생을 살아온 법정 스님의 입적은 더 한층 국민의 성찰적 계기를 가져 왔습니다. 바로 이 두 분의 삶 자체가 웰다잉의 실천이었기에 국민들 마음에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불게 되었습니다.

 
- ▶ 수강생 중 한사람의 직장을 찾아가서 취재하는 모습
▶Q. 웰다잉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람은 어떤 분들이 많습니까?

▷A. 아직도 웰다잉에 대한 인식이 깊고 넓게 뿌리 내리지 않아 확실한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일단 연세가 드신 분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센터 등에서 웰다잉에 대한 주차별 교육을 하고 있는 곳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웰다잉의 말뜻 자체가 ‘잘 죽어가는 것’을 의미함으로 처음에는 살기도 바쁜데 무슨 죽음 타령이냐며 거부감을 갖습니다. 하지만 한 주, 두 주 교육을 받으며 삶의 의미를 다시 깨달았다고 매우 좋아들 하시며 실제 마음의 문을 열고 변화의 계기를 맞는 분들도 많습니다. 현재 웰다잉에 대해 직접적인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4, 50대 주부들이 가장 많습니다. 이들은 아이들도 커서 집안일에서 벗어나 사회봉사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나이를 불문하고 웰다잉 교육을 한 번 접하면 관심이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 웰다잉 강좌 참가자/수료자분들은 주로 어떤 소감을 말씀하십니까?

▷A. 많은 소감들 중에서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삶을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아 ‘자살’같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 지금까지는 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지만 나라는 존재는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깨닫고 더불어 가족, 친지, 이웃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다. / 죽음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피와 두려움이 사라졌다. / 탐욕과 집착에서 마음을 내려놓으니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고, 순간 순간을 놓치지 않고 보람되게 살고 싶다. / 나 혼자만의 세상이 아닌 봉사활동과 재산, 장기기증 등의 나눔을 통하여 더불어 사는 삶으로 변했다. / 삶은 유한하기에 오만, 시기, 질투, 인색, 과욕, 불친절, 이기심 등이 겸손, 사랑, 베품, 나눔, 친절로 변화되었다. / 웰다잉 교육은 인생수업이며 누구에게나 필요한 인생 도장(道場)같은 것이다.

▶Q. 원장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습니까?

▷A. 삶과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불어 삶의 유한성과 소중함을 깨달아 사회병리현상이 완화되게끔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에서 공교육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사회, 국가, 세계적으로 올바른 웰다잉 문화가 확산되도록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웰다잉 문화의 실천자로서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 ▶ NHK 취재를 기념하며


아래는 NHK 취재진이 수강생들을 상대로 직접 질문하고 답변한 내용들이다. 기사에 대한 이병찬 원장의 이해와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편집자 주)


◈ 이준호(남, 60대, 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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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어떤 동기로 웰다잉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공부 하게된 동기는?
▷ A. 유명하신 달오스님과의 인연으로 갑작스럽게 가족 중에 대표로 선출이 되어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첫 강의, 이병찬 교수님의 웰다잉의 열강과 명강의에 혼이 나가버렸지요. 완전 압권이었어요! 강의 전 까지만 해도 웰다잉이 뭔고..? 했지요.
웰다잉의 커리큘럼과 몸체험(당신이 최고야, 엄지 내밀어 세우기, 서로의 눈 속을 들여다 보기, 손 마주잡기 등), 마음체음(사랑차 마시기, 마음에 꽃씨 한알 받아 싹을 틔워 꽃피우기, 마음 속으로의 여행을 통한 성찰, 입관체험, 세족례 등), 자연체험(영락공원, 부산추모공원, 백림사)을 통한 하심함과 배려심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 Q. 가족과 함께 웰다잉을 공부 하게 된 동기는?
▷ A. 교수님의 명 강의를 혼자 듣기가 아까워서 아내 생각이 났습니다. 아내를 등록시키고 다음에 사위인 효신군의 등록으로 웰다잉 가족이 탄생되었습니다.

▶ Q. 웰다잉 공부를 하고 난후의 생활의 변화는?
▷ A. 교육을 받고 난 후의 변화는 많습니다. 우선, 하심과 배려심이 생겨났고,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행복한 미소, 사랑스러운 미소, 밝고 건강한 웃음이 마음에서 꽃처럼 자연스럽게 피어났습니다.


◈ 조원규(남, 40대, 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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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웰다잉 교육을 받고 난 다음의 소감은 ?
▷ A. 웰다잉 교육을 받기 전 웰다잉이라는 말이 죽음과 관련되어 있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웰다잉 교육을 받으면서, 점차 생각이 바뀌게 되었고, 웰다잉이라는 것이 죽음을 준비하는 잘 죽는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유한성을 인식하여, 죽음에 직면하여서도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하는 유용한 교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그동안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내 주변사람들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애정을 느끼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어요. 그동안 "나"를 위주로 살았다면, 웰다잉 교육을 받고 난 다음에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돌아보고,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진심으로 용서해줄 수 있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과거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힘들어하실 때, 그저 병원비와 간병인을 대주는 것이 효도인 것으로 착각하고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 교육 후에 되돌아보니 참 바보스럽고 후회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 전에 웰다잉 교육을 받았다면 정말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진심으로 몸을 만져드리고, 닦아드리고 사랑을 드렸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지금은 오히려 남인데도 병원에 찾아가면 진심으로 손을 어루만지고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웰다잉은 이론 교육이 아니라 실천을 통한 행동 교육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유한한 삶속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시간인가를 매일매일 느끼면서 허비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려 합니다.


◈ 서지선(여, 30대, 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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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눈물을 많이 흘리던데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 A. 그 동안 저 스스로가 제 자신에게 소홀하게 대한 것 같아 너무너무 미안했어요. 부모님께도 정말 죄송했구요. 저도 자식을 낳고 길러 봤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이 저를 임신해서 낳기까지 얼마나 소중하게 대했을 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이 단순하게 ‘자식 키우시느라 힘드셨겠다’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자식을 낳아 본 사람은 임신했을 때의 마음가짐이랄까 그때의 심정을 다 아시리라 생각해요. 실제로 다 그렇게 행동하지는 못했을지는 몰라도 마음만큼은 뱃속의 자식이 무조건 우선이고 최고니까요. 

그렇게 소중하게 낳아 주셨는데 저는 제 몸이니까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 싶어 몸을 돌보기는커녕, 죽을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어요.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을 한 것인지를 깨닫고 나니 눈물이 저절로 흘렀어요. 아마 죽음준비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제가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부터가 부모님께 얼마나 큰 불효를 한 건지 깨닫지 못했을 것 같아요.  
 

◈ 윤승규(남, 50대,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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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눈물을 많이 흘리던데?
▷ A. 네. 지난 세월이 영화처럼 스쳐지나가고 제가 함부로 한말이 후회스럽고 아내한테 용서를 빌고 싶었어요. 그리고 양가 부모님이 생전에 계시는데 충격 받을 것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다른 친구를 보다 어린데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인 두 딸이 있는데 언제 가르쳐서 출가시키나 아내의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럽게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불쌍하더라고요.

▶ Q. 지금 심정은 어떻습니까?
▷ A.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가슴이 후련합니다. 아내가 용서를 해줬으면 합니다.

문 ▶ 앞으로는?
답 ▶가족들에게 좀 더 잘해야겠지요. 특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교훈이 있습니다. 함부로 말하는 큰딸 은희에게는 삼사일언(三四一言) 사자성어가 있는데 가슴깊이 뜻을 새겨 함부로 말하지 말고 속이 깊은 사랑스런 딸이 되어 줬으면 최선을 다해 공부 좀 해주길 바라고, 천방지축 반항기가 있는 작은딸 은진이에게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이라 사자성어의 뜻을 새겨 뜻에 맞게 잘 자라줬으면 한다. 나의 아내 김미중씨 당신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미한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

 
- ▲ 한국죽음준비교육원 이병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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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기사■

▶"Well dying" 교육으로 "Well being"을 깨닫는다
▶국내최초의 웰다잉지도사 과정 제2기 수료식 거행

국내 최초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 개설된 웰다잉지도사 과정이 7월 3일 경주캠퍼스 백주년기념관에서 2010년도 2기 수료식을 갖고 55명의 웰다잉지도사(2급)를 배출했다. 지난 3월 27일 개최한 웰다잉 공개강좌를 통해 교수, 언론인, 종교인, 사업체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55명의 인사들이 학생으로 등록했는데 이들의 연령도 천차만별이었다.

웰다잉 교육을 단순히 수의와 관 , 유택 등을 미리 준비해 두는 순서 쯤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웰다잉 과정을 한번 접한 다음부터는 이 과정이야말로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인생수업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교육과정을 주도하는 죽음준비교육원 이병찬 원장은 "사람은 죽음 앞에 직면하고서야 용서와 화해를 배우게 되며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웰다잉" 교육을 통해 남은 인생을 값있게 마무리하는 "웰비잉"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 ▲ 제2기 수료생들의 기념 사진
수료생인 김선옥씨는 “웰다잉교육과정 중의 하나인 "성찰"을 통해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나를 힘들게 했던 이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도 매일 아침이 밝아오면 미워했던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눈길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수료의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수료생 유경자씨는 이 과정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에게 누가 소중한지 왜 소중한지를 알게 되었고 인생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 웰다잉교육은 나에게는 인생 최고의 선물입니다.”라고 말하며 세상을 보는 새로운 마음의 눈이 생겼음을 강조했다.

자격증을 취득한 지도사는 능력에 따라 또는 심화과정을 거친 후 복지관 등 다양한 단체에 웰다잉 강의를 맡게 된다.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 김영수 행정실장은 “학기 중에도 이 과정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며 “3기 교육과정에 대한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기 웰다잉 지도사 과정은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2010년 9월경에 개강할 예정이라고 한다.

 
- ▲ 2기 수료식에서 축사를 하는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장 겸 불교문화대학원장 성본 스님
 
- ▲ 오리엔테이션에서 커리큘럼을 설명하는 이병찬 한국죽음준비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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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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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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