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학과 학생들 "학과 통폐합 철회하라" 민속학 장례식 치러 ▶지난 10일 중앙대학교 문과대 앞에선 "민속학 장례식"이 치러졌다. 학생들의 헌화 및 재배로 시작된 이날 장례식은 대학 내 본부 건물과 청룡연못 등을 돌며 계속됐다. 3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은 12일 "탈상"을 했다. 이 장례식은 지난해 중앙대에서 발표한 대학 "구조조정"안으로 통폐합의 철퇴를 맞게 된 중앙대 민속학과 재학생들이 주도했다. 중앙대는 지난해 말 18개 단과대를 10개로, 77개 학과를 40개로 하는 통폐합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중앙대의 구조조정안으로 민속학과를 비롯한 많은 학과들이 "강제적" 통폐합을 하게 됐다. 이에 민속학과는 학과 통폐합의 철회를 요구하며 이 같은 모의 장례 등의 문화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민속학과는 학교측의 구조조정 안에 대해 적극 반대하며, 학과 통폐합 철회를 요구하는 다양한 문화시위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학교 내의 교수와 학생 및 교직원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이뤄진 구조조정 안으로 인해 학문과 진실을 추구하던 대학에서 자본과 기업 논리가 난무하는 시장으로 변질됐다는 주장이다. 현재 대한민국 안에서 민속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 학교는 서울의 중앙대와 경북의 안동대 두 곳뿐이다. 그 중 한곳인 중앙대 민속학과는 1998년 창과됐고, 한국 민속학의 제1세대라 불리는 월산(月山) 임동권 선생의 학문을 이어 받았다. 이 학과는 그동안 지역의 전통 문화 조사연구와 도심지 재개발 지역에 대한 기록, 해외 문화 연구 등 인문학의 최전선 역할 담당했지만, 구조조정안으로 인해 더 이상의 역할을 못하고 역사학과로 흡수 후 폐과된다. 대학에서 진단하는 미래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학과라는 게 이유다. 중앙대학교 민속학과의 폐과로 인해 이제 대한민국 서울 안에는 더 이상 민속 문화를 가르치고 전공자를 육성하는 학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이 학과는 2008년도 교내 최우수학과로 선정된 바 있으며 교수 논문실적 1위, 저역서 1위 등을 기록하며 학계의 관심을 끌어왔던 터라 통폐합 충격은 더욱 크다. 문화 시위에 동참한 학생들은 "인문학이 위기라고? 아니다. 인문학은 이미 죽었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