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변화는 수용하되 전통정신만은 소중히 간직하자

상,장례 전문가 정종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을 만나다

3월초 답게 봄날처럼 포근한 날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았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호젓한 곳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마치 수준 높은 생활을 즐기는 편한 백성 같다는 느낌도 잠시 든다. 정종수 관장님은 먼저 온 손님을 접대하면서도 반갑게 눈인사를 보내 주신다. 관장님을 오랜만에 뵙는다. 10년 전 명지대 상,장례 지도자 과정에서 관장님에게 강의를 들은, 말하자면 사제지간이다. 그 후에도 여러 곳에서 만나 뵌 적이 있지만 이렇게 독대 하기는 처음이다. 마주 앉아 정답게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 1955년 천안 生. 중앙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조선 초기 상장의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문화재청 학예연구관, 국립춘천박물과 관장을 역임하고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 과장을 거쳐 현재는 국립고궁박물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사람의 한평생「계룡산」「풍수로 본 우리 문화 이야기」「한국의 초분(공저)」등이 있고, 논문도 여러 편 발표했다.
▶관장님의 근황은 어떠신지요 ?

▷ 최근에 "사람의 한평생"을 출간한 것 말고는 학교 출강은 없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춘천박물관으로 옮겨 박물관장으로 있다가 2년 전 국립고궁박물관장으로 부임해 지금까지 재직 중입니다. 저술 활동으로는 저의 석사 논문인 우리나라의 특이한 장묘문화인 ‘초분(草墳)’에 대한 연구에 이어 박사학위 논문은 " 조선 초기 상장의례 연구"를 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관장으로 계시니까 국립고궁박물관을 좀 소개해 주시지요?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 4만 여점을 소장하고 이를 토대로 상설전시와 다양한 주제의 기획 전시 등의 내용으로 운영하고 나아가 앞으로는 국제적인 박물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교류 협력에도 노력할 예정입니다.

▶현재 우리 장례식의 관행과 동향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시대에 따라 생활양식은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옛 것을 무조건 고수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전통 속에 녹아 있는 우리 장례문화를 제대로 알아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왜 3일장이냐, 왜 상복이냐, 죽장의 의미는 무엇이냐 등 관례속에는 자기를 낳아 준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것만 제대로 알아도 최소한 불효는 저지르지 아니할 것이고 따라서 장례식 자체도 엉터리로 진행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것을 전제로 한다면 시대에 따라 변하는 절차문제는 마치 가가례를 존중하듯 수용해도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죽고 나면 시신 자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유용한 가치로 말하면 차라리 짐승의 시체만도 못합니다. 다만 장례와 제사는 영혼이 그 대상입니다. 의식 절차에 깃든 내용은 시대적인 산물입니다. 관습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성행하는 장례식장에서의 장례식은 그 시대적인 관습으로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서비스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유족에게 좋게 예우하는 것이고 상주를 대신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사람이 죽은 후의 시신의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유택문제도 화장이나 매장 중 택일해야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화장을 택할 것이고 산골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죽으면 빨리 흔적 없이 흙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납골은 오히려 초장(草葬)보다 못하다고 봅니다. 그 외에 또 유언을 해야 한다면 내가 쓴 책이나 소장하고 있던 책들은 모교에 기증하고 장례 때에는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할 것입니다.

▶저희 ‘하늘문화신문사’에서는 금년 9월 2일부터 3일간 국제장례문화박람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해외로 가서 그들의 장례문화를 견학을 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우리도 우리의 우수한 장례문화를 당당히 그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의욕에서 시도한 것입니다. 관장님은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야 할 내용이 어떤 것이었으면 좋겠습니까 ?

▷장례박람회는 참 좋은 일이지요. 추천하라면 ‘상여놀이’나 ‘회다지소리’ 등은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만의 전통문화입니다. 상여는 고인을 저승으로 편안히 태워 보내는 캐딜락과도 같습니다. 그 상여에 왕만이 사용할 수 있는 용과 봉황 무늬 등을 허용한 것은 죽은 백성에게 베푸는 큰 특혜에 속합니다. 그만큼 고인에 대한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우리 전통장례문화를 당당하게 외국에 알리자는 취지에서 거행되는 이번 박람회에 관장님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그러지요. 참 좋은 일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닙니까 ?

▶격려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바쁘신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대담 : 발행인 김동원]

 

 
기자는 정종수 관장으로부터 감사하게도 "사람의 한평생" 책자를 선사 받았다. 간략한 서평을 소개한다.

◆우리는 어떻게 태어나 살다 가는가.
◆우리 조상들은 왜 저녁에 혼례를 올렸을까? 궁합이 청혼을 거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모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3년상을 치른다고? 제사상 차림의 원칙과 몇 대 조상까지 제사를 지내야 하는가? 등 한국인의 전통 의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일하는 민속학자인 저자가 스물다섯 해 동안 통과의례 현장을 발로 뛰어다녀 얻은 채집의 결과물이다.

이 땅에서 태어나 자라서 혼인을 하고 부모가 되고 부모를 여의며 살다 죽는 전 과정의 의례를 생생하게 담았다. 《사람의 한평생》은 출생, 관례와 혼례, 상례와 제례 등 인생에서 중요한 세 시기를 나누어 글을 전개한 것으로, 실생활에 관련된 사례를 통해 의례의 의미와 본질을 알려준다. 또한 한국인으로 살면서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의례의 다양한 의미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