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아무리 부모같다지만 급성 간부전증을 앓고 있는 장모에게 선뜻 자기 간을 내어 준 "기특한 사위"가 화제다. 신승호(29)씨는 지난 4일 서울 삼성병원에서 7시간이 넘는 수술 끝에 장모에게 성공적으로 간을 이식한 뒤 처음 장모를 찾았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신씨의 장모 지연순(57.여)씨는 3년전 간경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달말 급성 간부전증으로 의식을 잃었다.지씨의 세 딸은 "어머니의 생명이 위독하다"는 의사의 진단에 서둘러 장기이식센터를 찾아 검사를 받았지만 "B형 간염 보균자라 이식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더 이상 힘들다고 판단한 가족들이 영정 사진을 마련하며 조심스럽게 장례준비를 하고 있을 때 신씨는 홀로 간 이식에 필요한 검사를 마치고 본가 부모와 형제들에게 허락을 받았다. 신씨 가족들은 곧바로 우려를 표시했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 자식이 아닌 사위가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신씨는 "장모도 똑같은 부모"라며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가족들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신씨의 강한 의지에 수술은 시작됐고 가족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수술결과를 기다렸다.7시간이 넘는 수술이 끝나고 지씨가 새 생명을 갖게 됐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신씨의 부인 주정윤(30)씨는 "아들이 간 기증하는 것을 허락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흔쾌히 허락해 주신 시부모님께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지씨의 건강은 현재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고 있는데, 자신에게 간을 기증한 사람이 누군지 아직 모른다. 너무 놀라 건강을 해칠까 걱정돼 알리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씨도 아직 병실에서 회복 치료중이지만 그래서 장모를 찾을 때면 환자복 대신 사복으로 갈아입는다. 장모는 수술 후 처음 찾아온 사위가 "따뜻한 눈물"을 흘릴 때에도 영문을 모른 채 그저 함께 울었다고 신씨는 전했다. 하지만 신씨는 간 이식 수술로 다니던 회사(LG 디스플레이 협력업체)를 그만둘 안타까운 처지에 놓였다. 입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식 수술에 따른 입원진료와 회복치료 등으로 2개월여를 출근할 수 없어 지난 14일 회사에서 퇴직 처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