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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묘역에서 추모음악회를 연다면

전기성(한양대 행정자치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시 입법고문)

 
지난 6월 11일 네덜란드의 드리우스에 있는 베스테르벨트 공동묘지에는 수천 명이 모인가운데 전통을 자랑하는 콘서트가 있었다. 이 콘서트는 1994년 이후 매년 열렸는데 2003년에는 왕실에서 이레네 공주도 참가했던 행사이다. 특히 금년의 프로그램은 로렌스 반 루벤이 자신이 만든 곡과 편곡한 작품들을 직접 연주했다. 세계적인 왕립합창단 "Mastreechter Staar도 포레, 구노, 베르디의 작품을 불렀으며 마지막 곡은 로렌스 반 루벤이 합창단과 함께 베라 린이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우리 다시 만나요(We"ll meet again)"를 불러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2007년에는 6월10일에 같은 장소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단순한 묘역을 ‘황금의 동산’으로

며칠 후면 추석이다. 매년 추석때면 망우리 묘역을 비롯해서 공원묘지 부근은 벌초와 성묘객으로 교통혼잡이 연중행사로 발생하는데 금년에는 사정이 좀 나아질지 벌써부터 유족들은 걱정이 앞선다. 지난 8월 서울 중랑구 구의회의원을 상대로 제주도 어느 호텔에서 ‘1등 의회, 1등 의원 전략’을 주제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 망우리 묘역은 면적이 53만3천평이나 되지만 1973년에 이미 만장상태로 추가매장이나
활용이 중지된 법률상 그리고 주민의 인식에 단순한 추모시설로 존재할 뿐이다.

특강 중에 현재 단순한 추모시설로 존재하는 묘역을 대대적으로 탈바꿈시켜 ‘황금의 동산’으로 변화시켜볼 것을 권고해 봤다. 이와 함께 매년 봄과 가을에 대형 추모음악제를 열어 유족과 서울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인들을 위한 일종의 문화행사를 곁들여 개최하는 시민공원으로 개발하자는 의견이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첫째, 묘역에서 대규모 추모행사 외에 가족이나 단체단위로 제사나 추모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언제라도 제사나 특색 있는 추모행사를 거행한 후 성묘를 하도록 하고 한편으로는 산책로, 청소년 견학장 야외 공원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잔디장, 수목장, 조각장 권유 바람직

둘째, 무연고 묘지와 유족들이 원할 경우 이장 또는 화장을 하도록 권고하고 그 자리를 잔디장(화장한 유골분을 개인 또는 가족단위로 잔디 밑에 묻음)과 아름다운 나무를 심어 수목장으로,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조각장(彫刻葬 조각내부에 유골분을 모심)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묘역시설을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하는 공원으로 전환하여 누구나 항상 부담 없이 찾아가는 공동의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본다.
셋째, 재정수입원이 될 수 있다. 필자가 지난 6월 방문한 일본의 경우 잔디공원을 설치하여 가로 50cm x 세로 70 cm를 350만 엔 정도로 분양하는 것을 보았다. 수목장과 조각장, 그리고 앞에 말한 추도행사를 지원하는 부대사업을 겸한다면 서울시내에 위치한 유리한 이점을 활용한다면 막대한 재정수입원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이렇게 한다면 망우리 묘역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라 황금의 동산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을 했다. 그리고 분위기가 형성되면 결코 화장장이 아닌 화장로 1기내지 2기의 극히 소규모 화장시설의 설치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의 제안에 대해 의원들은 오래기간의 현장경험을 말하면서 아직은 주민들 의식으로 보아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140년 전 미국은 얼음산에 불과한 알라스카를 단돈 720만 달러로 러시아로부터 인수했는데 지금은 석유자원과 전략요충지로서 계산할 수 없는 부를 창출하는 예가 있고 곤충정도의 지렁이를 가축법상 동물이며 가축으로 고시하여 사육농가를 지원하는 방법과 같은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있다면 가능하다고 설명을 한 바 있다. 아울러 서울시와 중랑구민은 망우리 묘역을 버려진 혐오시설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장차 문화발전을 위한 보고(寶庫)로 생각하고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님비현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국정과제를 해결하고 스스로는 지방자치의 성공사례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자는 설명을 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국제과제 푸는 물꼬로 삼자.

우리의 장사(葬事)제도는 지난 2000년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장사 등에 관한 법률」로 바뀌기는 했지만 실제로 변한 것은 별로 없다. 유명 인사들이 앞장서서 화장서약을 하면서 전국토의 묘지화를 방지하자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화장률이 급격히 오르고 있지만 서울시 행정구역 안에는 화장장이 한 곳도 없고 고양시와 성남시에 위치한 화장장을 이용하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도 고건시장 시절 서초구에 추모공원을 설립하려는 계획은 서초구와 주민의 반대로 무산되고 해결될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재벌회장이 몸소 화장을 실천하고 화장장시설 설립을 위해 기증한 거액의 기금은 값진 유언의 뜻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추모시설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편향적인 이해와 님비현상 때문이지만 법령에도 추모시설 설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시설의 분류도 도축장과 더불어 보건위생시설로 분류하여 이러한 인식을 부채질하고 있다. 심지어 경기도의 어느 자치단체는 민간의 사설화장장 설치를 신고제로 바뀐 후에도 사설 화장장신청에 대해 인근 주민들의 반대를 볼모로 신고를 거부하여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는 전국 230개 자치단체 중 화장로를 설치한 곳은 47개뿐으로 머지않아 화장로 대란이 닥칠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서울시민뿐 아니라 경춘가도를 오가는 국민들이 잠시 들려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고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스스로도 언젠가 이들과 함께한다는 진지한 구상을 하는 삶의 교육장으로 바꿔 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서울시와 중랑구 주민들이 망우리 묘역을 어려운 국정과제를 풀어주는 물꼬로 하고 스스로는 성공한 지방자치의 산 교육장으로 변화시킬 것을 추석절을 앞두고 국민의 이름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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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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