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후가 더욱 기대되는 ‘블루오션’ ▶불황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이라는 속설만큼이나 잘 알려진 불황을 나타내는 지표 중의 하나다. 그러나 이제는 이 유명한 속설도 바뀌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남은 밥을 적당히 섞어 놓은 개밥을 먹여가며 ‘애완동물’을 기르던 풍경은 옛날 얘기가 됐다. 애완견에게도 영양 상태를 고려한 고급사료를 먹이고 계절마다 예방접종을 맞혀가며 ‘반려동물’을 돌보는 세상이다. 아무리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가족이 된 그들을 팍팍한 주머니 사정 들먹이며 함부로 길가에 버릴 수는 없는 노릇.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요즘에도 유기견/유기묘가 늘기는커녕 애완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뜨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지난 11월4일 G마켓에서는 재미있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9월의 애견용품 판매 건수를 따져보니 13만52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나 급증한 것이다. 애묘용품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에서는 2008년 3분기 애완용품 판매량이 전년대비 110% 증가했다.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은 추워진 날씨에 강아지의 체온을 보온해 주는 강아지 의류가 차지했다. 온라인마켓뿐만이 아니다. GS마트는 지난 10월 애완용품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8% 증가했다. 특히 이중에서도 식품은 6.1% 증가한 반면 샴푸, 탈취제, 의류 같은 기타 용품은 10.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꼭꼭 걸어 잠갔다는 요즘 같은 때에도 애완용품과 관련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귀하디귀한 애완동물을 위해서라면 불황에도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에게 강아지나 고양이는 단순히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이 아니다. 인생의 동반자로서 함께 정을 나누는 친구이자 가족과 다름없는 것이다. ‘반려 동물’이라는 용어는 이 같은 인식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다.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된 용어로 인간과 동반자 관계로서 동물의 가치를 인정하자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pet’이 아닌 ‘companion animal’로 대해야 한다는 뜻. 국내에서는 2004년을 전후해 애견/애묘인들 사이에서 조금씩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웅종 천안연암대학교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이 같은 ‘애완동물 문화의 정착’을 애완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꼽는다. 그는 “싱글족이나 노인세대 등 가족처럼 정을 나눌 대상을 필요로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는데다 핵가족화 되면서 가족의 정이 그리운 이들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문화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추세”라며 “가족 같은 애완동물에게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관련상품들이 생겨나고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예전에는 사료 등 기본 상품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던 시장이 2006년 이후 미용, 건강 상품 등으로 상당히 다양화 되고 있다”며 “매년 꾸준히 7~10% 대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잠재력이 큰 산업”이라고 말했다. ◆5년 후가 더욱 기대되는 ‘블루오션’, 애완산업 “애완동물 산업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선진국과 비교하자면 1/5 수준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성장해 나갈 길이 더욱 많이 남았다는 얘기죠.” 박용희 한국펫산업협회 차장의 말이다. 현재 국내 애견시장 전체의 규모는 1조5000억원 정도. 애견보급률이 전체 가구의 15%에 달할 만큼 애견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대단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요즘과 같은 불황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니 미래의 유망산업을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이라는 게 박 차장의 설명이다. 애완산업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더욱 각광받는 사업 중 하나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만 보더라도 애완동물 보급률이 전체 가구의 50%에 이를 만큼, 애완동물이 보편화 돼 있다”면서 “우리 역시 선진국화 되면서 애완보급률이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 초기 단계인 지금으로서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나 신사업을 개척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강아지 외에 고양이나 관상어 등 미개척 분야가 많다는 것도 이 사업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 박 차장은 “보통 강아지와 고양이가 50대 50의 비율로 분포해 있는 외국과 달리 우리의 경우 90대 10의 비율로 강아지에 편중돼 있는 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최근 들어 고양이를 키우는 젊은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고양이 시장이 해마다 30~40%씩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한다. 이어 “고양이를 비롯해 이구아나, 관상어 등 다른 애완동물 분야는 거의 미개척지나 다름없다”며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
▶#1. "어떤 장례절차를 선호하십니까?" ①화장 ②화장+납골 ③화장+납골+각종 기념품 ④기타 언뜻 상조회사의 설문 내용 같지만, 이는 네이버카페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올려져 있는 문항들이다. "키우던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간다면?" 이 설문의 주제. 애완동물 화장업에 대한 창업을 구상중이라는 대학생들이 올린 질문에 동호회 회원들은 ①,②,③,④ 제각각 다른 답변을 고르게 선택했다. #2. 고양이 "하양이"와 단둘이 살고 있는 이지혜(29) 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하양이가 며칠 전부터 시름시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야 당장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해보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 그것도 쉽지 않다. 이씨는 "아무리 하양이가 사랑스럽다 해도 얼마 전에도 기생충 검사비로만 20만원이나 되는 큰 비용을 지불해서 병원에 가기가 두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내 애견 인구 1000만명 시대. 애완동물을 둘러싼 질병 및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표현처럼 애완동물은 사랑스럽지만 치료비 등은 가슴을 무너지게 한다. 특히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애완동물 의료비는 가뜩이나 요즘처럼 살림이 팍팍한 때 가정 경제에 주름을 지게 한다. 만일의 애완동물에게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대비하거나 사료비, 미용비 등 양육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전용 카드나 보험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애완동물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 아직은 생경하게 느끼는 애견가족이 많겠지만 올 1월부터 "동물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점차 애견 금융상품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애견보험, 치료비 연간 최고 500만원까지 보상 현대해상은 애완견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하이펫애견건강보험’을 지난해 12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애완견 치료의 경우 높은 자기부담금으로 소액 사고는 보상 받을 수 없었던 기존 애완동물보험의 단점을 보완해 질병 치료때 20만원에 이르던 자기부담금을 통원 1일당 5000원, 입원 1일당 1만원으로 대폭 축소한 것이 강점이다. ‘행복플랜’과 ‘안심플랜’ 두 종류가 있다. 행복플랜은 발생된 치료비의 60%를 연간 최대 300만원까지, 배상책임 손해는 연간 1000만원까지 보상한다. 안심플랜은 치료비의 80%를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배상책임 손해는 연간 20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두 플랜 모두 애완견이 보상되는 질병이나 상해로 사망할 경우 장례비를 20만원까지 지급한다. 가정에서 기르고 있는 6개월 이상 8세 이하의 애완견이면 가입 대상이며, 보험료는 견령과 견종에 따라 연간 30만원에서 50만원선이다. LIG손해보험도 지난 2월 애견과 관련된 각종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LIG 펫라이프애견종합보험"을 선보였다. 애견이 교통사고를 비롯한 상해사고나 질병치료를 받아 1일 1만원을 초과하는 치료비가 발생할 경우 질병치료비 및 수술치료비를 연간 최고 500만원, 사고당 최고 1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또한 애견으로 인해 제 3자의 신체나 재물에 손해를 초래했을 경우에는 최고 1000만원까지 배상책임을 보장하고 있다. 연간 보험료는 30만원 안팎이다. 삼성화재는 6세 이하의 애완견을 대상으로 한 "파밀리아리스 애견보험"을 판매한다. BIS플랜, BIG 플랜, BOB플랜 등 크게 세 가지 플랜을 운영하고 있어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다. 각 상품에 따라 상해 및 질병 치료비의 50~80%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배상책임도 연간 최고 1000만원 혹은 20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
◆미용, 사료, 호텔비 등 할인되는 "카드서비스"도 눈길 애견 보험이 부담스럽다면 가입 부담이 적은 특화카드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치료비는 물론 사료ㆍ미용 비용까지 할인 혜택이 있고, 전문 수의사 무료 상담 등도 받을 수 있어 유용하다. 지난 10월, 3살 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김은희(27 )씨는 강아지가 갑자기 밤에 크게 앓아누워 겁이 덜컥 났다. 급성 장염이었던 것. 다행히 카드회사 멥버십 콜센터를 통해 수의사 상담을 받고 응급처치를 해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씨는 "야간진료 서비스 덕에 응급 치료도 받고 진료비와 약제비 등도 20% 할인받을 수 있어 좋았다"면서 "지속적으로 멤버십을 통해 강아지 의료 진단을 받고 내역을 관리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디어펫(DearPet) 멤버십" 고객이 야간(오후 9시~오전 9시) 응급발생 시에 콜센타(02-579-1095)에 연락하면 전문 수의사 무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멤버십 홈페이지(www.dearpet.co.kr)를 통해서도 의료상담을 받거나 애완동물이 받았던 서비스 내역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애완동물 관련 각종 서비스 비용도 최대 25%까지 깎아준다. 전국 멤버십 가맹 동물병원에서 개, 고양이의 진료비와 약제비, 수술비 등을 20%, 연간 4만원까지 할인해준다. 사료, 호텔, 미용, 장례 서비스 등도 5~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7만5000원(마이크로칩 미포함 시 5만9000원)이다. 신한카드는 분양, 훈련, 장례 등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 러브펫카드"를 내놨다. 제휴 업체인 베토벤 애견훈련학교와 부산 명견 훈련소 등을 이용하거나 애완동물 분양받을 때, 애견 동반 펜션을 이용할 때 각각 10%를 할인해준다. 애완동물 장례업체와 애완동물 전문 인테리어 업체를 이용할 때도 5%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카드는 사용액의 0.1%를 동물복지사업에 사용한다. 연회비는 5000~1만2000원(초년도 면제)이다. ▷ 동물보호법이란? 관할 지자체에 동물 소유자의 등록 의무화, 등록 동물에 인식표 부착, 학대 및 유기 금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하며, 지난 1월2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등록대상 동물은 가정에서 반려(伴侶)의 목적으로 기르는 개로 한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