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불태우고 학자들을 생매장한 진시황(秦始皇)의 분서갱유(焚書坑儒·BC 213년)로 인해 소실됐던 유교 경전 상서(尙書) 100편이 기록된 죽간(竹簡·종이가 발명되기 전 문자를 적는데 쓰인 대쪽)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경(書經)으로도 불리는 이 경전은 중국의 명문 칭화(淸華)대학 졸업생 자오웨이궈(趙偉國)가 최근 모교에 기증한 2천100개의 죽간에 기록돼 있었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23일 보도했다. 칭화대 교수진 11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이 죽간에 적힌 내용을 1차 연구조사한 결과 2천300-2천400년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죽간에 상서 내용 중 100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서갱유 이전의 서체로 쓰인 이 죽간에는 한(漢)나라 때 상서에 정통한 학자를 시켜 재편집케 한 29편의 상서와 실전됐던 70여편의 상서가 기록돼 있다. 이번에 발견된 상서는 편년체로 쓰여 있어 우(虞), 하(夏), 상(商), 주(周) 시대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자오씨가 경매에서 구매했다는 이 죽간에는 또 춘추(春秋), 사기(史記)에 없는 새로운 내용들이 풍부하며 의례(儀禮), 주역(周易)의 내용과 함께 음악서도 적혀 있어 고대 사상과 역사, 그리고 문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칭화대학 셰웨이허(謝維和) 부총장은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가치가 큰 이 귀중한 죽간을 잘 보존하고 연구를 위해 다른 학자들과 공동으로 작업을 하겠다며 교내에 세계 최초로 죽간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