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광장에서는 부산역에서 숨진 노숙인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겨울 6명의 노숙인이 사망했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또 다시 겨울이 오고있다. "기차역 느티나무 아래가 당신의 마지막 주소지였습니까" 한 시인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펴진 이날 오후 부산역 광장 한 켠에 9명 노숙인들의 이름이 걸렸다. 얼어죽고, 맞아죽고, 흉기에 찔려 숨지기도 하고, 사연은 각각이지만, 모두 갈 곳 없이 거리에서 숨진 이름들이었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이들을 위해 여섯줄사랑회 소속 예술가들이 손수 준비한 공연을 선보였다. 노숙인의 삶을 형상화한 판토마임을 선보이고, 이들을 추모하는 시를 낭송하는가 하면, 노래를 부르면서 하나둘 모여든 구경꾼들에게 노숙인 문제를 알렸다. 여섯줄사랑회는 5년 전부터 노숙인들을 위한 거리위령제를 열어왔다. 지난 겨울에 숨진 노숙인만 모두 6명, 이중 4명이 거리에서 얼어죽었다. 노숙인들을 위해 부산역에서 8년째 공연을 하고 있는 여섯줄사랑회 이호준 회장은 "지난 겨울에 6명이 죽었고 그중 4명이 동사했다"며, "노숙인 자체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이제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에 따르면 최근 경제불황으로 청년 노숙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직장을 잃고 빚에 쫓기면서 집에는 눈치가 보여 들어가지 못하는 청년들이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숙인들은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대책은 전혀 없다. 오히려 지난해 철도공사와 부산시가 부산역에서 노숙자들을 모두 쫓아내는 바람에, 노숙인들은 갈 곳 없이 또 한번 겨울을 맞이해야할 판이다. 내년 위령제에는 추가로 노숙인들의 이름이 내걸리지 않도록 해달라며 몸짓으로 보여준 여섯줄 사랑회의 외침이 이날 부산역에 울려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