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2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고 최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에서 “가족들이 의논한 결과 아버지의 뜻을 받들기 위해 수목장(樹木葬)으로 모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 최 회장은 생전에 장묘 문화에 대한 철학이 확고했다. 그는 “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돈 있는 사람들이 묘지를 너무 호화롭게 쓰면 안 된다. 땅덩어리 좁은 나라에서 죽을 때마다 무덤을 만들면 국토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지도층들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실천 방법으로는 화장을 들었다. 1998년 임종을 앞두고도 “내가 죽거든 시신은 반드시 화장하고, SK그룹은 수준 높은 화장장을 만들어 사회에 기증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고 최 회장의 시신을 화장했다. 또 서울시와 서초구 원지동에 화장장을 건립하기로 하고, 화장장이 완공되면 유해를 이곳에 모시기로 했다. 유해는 임시로 경기 화성군 봉담읍에 있는 선영에 가묘를 만들어 안치했다. 그러나 원지동 화장장은 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만들지 못했고, 유해는 10년째 선영에 묻혀 있다. 유족들은 10주기를 앞두고 고 최 회장의 유해를 어디로 모실지 다시 의논했다고 한다. 세월이 많이 흘렀기 때문이다. 그 결과 10년 전에는 화장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그렇게 결정했지만, 지금은 고인이 생전에 아끼던 나무 곁으로 모시는 게 낫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