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불자대회서 발표된 눈에 띄는 논문들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서 불교 연구자와 대학 교수 등 80여 명이 모여 1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진행 중인 제20회 교수불자대회에서는 "불교와 세계 종교와의 대화"를 큰 주제로 불교와 관련된 다양한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대회 이틀째인 19일에는 ▲정치.경제 문제와 불교 ▲문화 예술과 불교 ▲사회 윤리 및 환경 문제와 불교 ▲불교 경전과 교학 등 4개 주제로 나눠 논문 발표와 패널 간 토론이 이어졌다. "행복"이라는 형이상학적 개념을 주제로 한 논문이 나왔는가 하면 미술 작품 전시회라는 매체를 통한 불교 사상의 전파, 붓다의 축제적 장례법 등 이채로운 여러 논문이 나와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류승무 중앙승가대 교수는 "현대 한국인의 행복지수와 불교의 행복 방정식"이라는 논문을 통해 "어느 정도 물질적 부를 향유하고 있는 현대 한국인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역설적이게도 물질적 부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추구"라고 진단하며 "과도함을 추구하는 것이 고통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불교적 행복 방정식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진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일정 수준을 갖추고 나면 물질적 부와 행복은 직접적 인과 관계를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행복에 이르려면 물질적 요소 이외 다른 요소가 투입돼야 한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이 성립된다"면서 "다른 요소를 투입하려면 "정신적 웰빙"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불교가 가르치는 "팔정도(八正道)"를 실천한다면 욕망과 독기의 불길을 잠재울 수 있다"며 "돈의 노예처럼 살아가야 하는 삶의 방식 탓에 생긴 정신적 병을 치유하려면 자신의 불성(佛性)을 발견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참선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행복 해법"을 처방했다. 이기향 한성대 교수는 "새로운 매체를 통한 불교 사상의 전파"라는 논문에서 지난 3월7일부터 2주간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열린 개인전 "我! 나, 훔쳐보기"가 불교의 "공(空)" 철학을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 전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자유로울 수 있음을 "공" 원리를 빌려 생각하고 체험하도록 기획됐다"면서 ""공"의 철학은 자기 견해(고정관념)에 빠지지 말고 이런 마음의 법칙을 이해하고 연습하면 고통의 원인으로부터 자유로워져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원혜영 대진대 교수는 불교의 여러 경전을 모아 분석한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된 붓다의 축제적인 장례"라는 논문에서 "붓다의 유체는 다비 이전까지 7일간 유보했는데 이는 붓다의 멸도(滅度.열반)를 춤과 노래, 연주, 분향 등 축제적 분위기로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 교수는 "장례 행렬에는 인간 뿐만 아니라 천신들까지 동참했고 신과 인간의 공동체 요소가 배어든 축제적 분위기로 치러졌다"면서 "장례에 참여한 구성원의 경건한 합일이 있었기에 종교적 신성함을 낳았고 나아가 불교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