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은 박씨의 아들이 의사자(義死者)로 결정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위로금. 박씨의 장남 준우군은 중학교 3학년생이던 지난 2003년 8월 안동시 풍산읍 마애리 낙동강에서 물놀이 도중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기 위해 강에 뛰어들었다가 친구만 살아나고 자신은 목숨을 잃었다. 평소 정의로운 성격의 준우군은 학교에서도 어려운 친구들을 곧잘 도와주는 학생이었다. 결국 준우군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친구를 구한 사실이 인정돼 정부로부터 의사자 지정과 함께 5천만원의 위로금이 지급됐다. 아버지 박씨는 그러나 아들 또래 학생들을 보면서 먼저 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위로금에 손을 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안동시가 장학회를 설립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장학기금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두 말 없이 죽은 아들의 위로금을 쾌척했다. 5년이 지나면서 이자가 붙어 위로금은 어느 새 5천700만원으로 불어 있었다. 박씨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일에 쓰이길 바란다"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안동시는 박씨가 맡긴 장학금을 준우군처럼 의롭고 성실한 인재를 키워내는데 쓸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