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 신현 "성도일록" 역주 ● 19세기 초반인 조선 순조시대(1800-1834)에 고위직을 두루 거친 관리가 장장 13년 동안 매일 쓴 일기가 공개됐다. 경기도박물관(관장 김재열)은 조선시대 학자의 최고 영예인 성균관(成均館) 대사성(大司成)과 사간원(司諫院) 대사간(大司諫) 등을 역임한 평산신씨 신현(申絢.1764-1827)이 평안도 성천부사(成川府使)로 임명받은 1808년(순조 8) 11월11일부터 1821년(순조 21) 12월30일까지 13년에 걸쳐 친필로 작성한 일기인 성도일록(成都日錄) 15권15책을 최근 영인본과 역주본 두 가지 형태로 공개했다. 박물관 양상훈 학예연구사는 "이 일기는 신현이 13년간 주로 관직 생활을 일기형식으로 남긴 이른바 관직일기라는 점 자체만으로도 매우 진귀한 가치를 지닌다"면서 "이 일기는 신현의 친필 필사본이며 한 번도 출판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현존 유일본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신현은 한국현대사의 저명 정치가인 해공 신익희의 증조부로, 1764년(영조 40) 외가인 강화에서 출생해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낸 뒤 경기도 광주 본가로 옮겼다. 이후 1794년(31세) 문과에 급제한 뒤 1796년(33세)에는 요직 중의 요직인 이조정랑(吏曹正郞) 등을 거쳐 대사성과 대사간, 호조참판(戶曹參判), 이조참판 등을 역임했다. 박물관 측이 구입한 성도일기는 부친상 기간 3년을 포함해 13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그날그날 보고 듣고 직접 겪은 일을 적되 이를 모아 일정한 기간마다 일괄 수정을 가했다는 사실이 일기 자체에서 확인되고 있다. |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변사사건에 대한 철저한 검시라든가, 호적의 문란한 양상, 초상화 제작에 얽힌 비화, 장례 절차와 신도비 제작 과정, 정약용이 18년간에 걸친 유배에서 해제된 사연 등 19세기 조선사회의 단면들이 비교적 자세하고 묘사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