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와 짜고 사망신고도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 뒤 해외에서 사고를 위장하거나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타내는 해외원정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보험사기가 국내외 범죄 조직과 연계돼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관련자 수십명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들로 인한 사기 피해 금액만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청 외사국 국제범죄수사대는 31일 “최근 2년간 해외원정 보험사기 사건이 급격히 증가4했다는 신고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 등으로부터 받아 관련 혐의자의 신병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외국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전문 브로커를 통해 가짜 진단서를 만들어 국내 보험사에 제출했던 사례와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을 사망한 것처럼 꾸며서 신고한 사례 등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40대 김모씨는 지난해 “친누나가 볼리비아에서 여행하다 사고로 사망했다”면서 A보험사에 사망신고서와 보험금을 신청했다. 김씨는 가족들을 동원해 장례 절차를 밟았고 누나 묘지까지 만드는 등 치밀하게 각본을 짰다. 그러나 금감원과 보험사 등이 현지 조사한 결과 사망신고가 접수된 김씨 누나는 볼리비아에서 이민생활을 하면서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0대 이모씨도 지난해 “중국 여행 중 교통사고를 당해 2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며 B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씨가 사고난 곳은 관광지가 아닌 작은 시골이었다. 경찰은 “조선족 간호사가 의사 직인을 빼내 허위로 진단서를 발급한 사실이 드러나 현재 전문 브로커 개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금감원에 따르면 해외 가짜 진단서는 △사고 당시 목격자가 전혀 없고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 병원에서 발급되며 △특별 간호비 등이 추가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진료 과목이 포함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협회가 대형 보험사 3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보험사기로 추정돼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건은 2006년 50건에서 지난해 92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찰관계자는 “해외보험 사기는 최근들어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남미 및 아프리카 등으로도 확대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