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대학에 기증하고 세상 떠나 “다 주고 가니 홀가분” 유언 평생을 홀로 살아온 한 할아버지가 전 재산을 대학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나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연세대는 18일 서울 도봉구에 사는 유길열(76) 할아버지가 생전에 모은 전 재산인 26평형 아파트와 예금 1억3000만원을 연세대 신과대학 장학금으로 기증했다고 밝혔다. 사고를 당해 목발을 짚으며 독신으로 살아온 한 유 할아버지는 지난달 8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미리 준비해 놓은 유언장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기증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명동 거리와 미 8군 등지에서 트럼펫을 불며 20여년 유명 악사로 활동했지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은퇴해야 했다. 이후 유 할아버지는 한 방송국이 제작한 "유언장 남기기" 프로그램을 시청한 뒤 당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세대 신과대학 노정선 교수에게 연락해 유언장을 남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유 할아버지는 자신의 삼촌이 예전에 연세대를 다닌 것을 떠올리고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전 재산을 연세대 학생을 위해 써달라는 뜻을 밝혔고, 연세대는 유 할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여 2003년 3월 기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지난달 연세대는 신과대학 주관으로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유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 이 대학 신과대 학장인 정석환 목사는 "검소한 삶을 살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가져왔던 유길열 할아버지의 숭고한 마음이 연세의 정신과 함께 영원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이 장학금을 "유길열 장학금"으로 명명하고 연세대 신과대학 사회윤리학 전공자 가운데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