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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진출] 중국 내수시장을 가위질하라

14억 전부를 생각말라/ 8개 권역으로 나누어 지역별 특성화/

중국 7대 권역별 구분법이 많이 보편화되어 있는 반면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8대 권역별 구분법은 그다지 활용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다시피 중국 내수시장은 가능한 세분화시켜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가위질해야 한다는 얘기를 수 없이 해도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중국지역 문화 및 특성을 잘 활용해 세분화해서 성공한 기업의 사례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일양약품 자양강장제인 원비디의 중국 진출 성공사례이다.

 

원비디 제품은 인삼을 국내 최초로 드링크화 했으며 피로회복과 자양강장에 도움을 주는 일반의약품(OTC)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국내에서는 박카스에 밀려 존재감이 다소 떨어져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원비디의 브랜드 이미지는 박카스를 능가할 정도다. 원비디는 1972년 일본 시장 진출을 기반으로 미국,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30여 국가에 수출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건강 기능식품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총 3개의 법인을 통해 현지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선 1996년 지린성(吉林省) 통화에 설립한 ‘통화일양보건유한공사(이하 통화일양)’ 조인트 벤처기업을 계기로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이 시작되었다. 통화일양은 일양약품의 대표적인 드링크제인 원비디 등 일반 의약품이나 건강 기능식품을 주로 생산 판매한다. 특히, 원비디는 97년 중국 내 7번째 수입 의약품이자 한국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일반 보건의약품이다.

 

1998년에는 장수성(江蘇省) 양조우시에 전문 의약품을 제조 판매하는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이하 양주일양)’ 조인트벤처 기업을 설립했다. 이담 소화제 '아진탈', 위궤양 치료제 '알드린', 해열진통 주사제 '알타질' 등의 중국 내수용 전문 의약품이 바로 양주일양에서 생산 판매된다. 또한 2009년 상하이에 중국 내 수출과 유통을 전담하는 '일양한중(상하이)무역유한공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일양약품은 2018년 창사 아래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 원을 넘어섰고, 2019년 상반기에는 매출 1542억 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매출 급성장의 숨은 공신은 바로 중국 내수시장이었다. 올 상반기 일양약품중국 현지사업매출의 경우 약 589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급성장했다. 여기에 한국에서 생산하여 중국으로 수출되는 금액을 합치면 일양약품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는다. 내수판매보다 중국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다는 얘기다. 특히 성공의 일등공신인 원비디의 경우 현재까지 중국시장에서 4억 병이 넘게 팔려나갔고, 매출액(손익계약 기준)은 2016년 272억 원, 17년 281억 원, 2018년 326억 원 등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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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비디의 중국 내수시장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성공 요인 중 첫 번째는 바로 정확한 내수지역 시장 선정이었다. 원비디가 모든 중국 지역시장에서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많이 팔리는 지역을 살펴보면, 지난 칼럼에서 설명한 7대 권역별 기준으로 저장성(浙江省) 및 푸젠성(福建省)의 화동지역과 광동성(廣東省)을 중심으로 화남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그 중에서 특히 푸젠성에서의 매출이 매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푸젠성 인구가 4000만 명(2019년 기준) 수준으로 다른 지역대비 적을 수 있지만 원비디 중국 매출액의 거의 3분의 1이상이 바로 이 푸젠성 한 지역에서 발생한다. 신기할 수밖에 없다. 푸젠 사람들은 왜 원비디를 이렇게 좋아하는 것인가?

 

그 해답은 푸젠성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여성이 출산 후 산후 몸조리를 위해서 대부분 미역국을 먹는다. 그것이 한국의 문화이자 정서다. 그 이유는 산모가 출산을 하게 되면 출혈로 몸의 혈액이 부족해지고, 전신의 기능이 저하된다. 바로 미역의 요오드 성분이 산모기력을 보충해주고, 혈액을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젖의 분비를 도와주고, 붓기를 가라앉히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푸젠성에서는 이러한 효능을 주는 식품을 미역이 아닌 인삼에서 찾는다. 푸젠성 경우 전통적으로 여성이 결혼 후 임신·출산하고 산후 몸조리를 위해 인삼을 달인 물을 마시는 풍습이 있다. 이는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고, 지금도 푸젠성 대부분의 여성들은 출산 후 인삼을 달인 물을 마시고 있다. 원비디의 주요 성분이 바로 인삼과 구기자 추출물, 판토텐산칼슘(B5)이다. 운명적으로 푸젠 지역시장에 딱 맞는 아이템인 셈이다.

 

최근 중국시장에서 웰빙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지금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계층이 애용하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필자가 예전 푸젠성 출신 중국 친구의 자녀 결혼식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결혼식장 입구에 원비디가 층층이 쌓여 있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하객들이 결혼식장 들어갈 때 원비디 한 병씩 들고 들어가라는 혼주의 배려인 것이다. “여기서는 요즘 결혼식이든 칠순잔치든 집안의 큰 행사가 있을 때 마다 원비디를 대량 구매해 오시는 손님들에게 드립니다.” 현지 중국 친구가 필자한테 한 말이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푸젠 지역에 있는 대형마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마트 전열대 골든 존(Golden Zone; 눈에 가장 잘 띄는 위치)에 원비디가 타사 제품을 밀어내고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원비디는 이러한 푸젠성 진출 성공을 기반으로 광둥성 및 저장성 등 주변 지역시장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중국 지역시장 한 곳이 한국시장보다 훨씬 큰 내수시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 14억의 내수시장이라는 함정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된다. 

 

단계적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일양약품은 이러한 중국시장 매출성장과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라 ‘원비디’의 국내라벨을 영어대신 한자로 병행 표기하는 리뉴얼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의 ‘WONBI-D’를 ‘元-D’로 바꾼 것이다. ‘으뜸 원(元)’과 ‘신비할 비(秘)’에 마시다(Drink)의 영어 알파벳 D를 혼용한 것이다. 중국고객 맞춤형 타깃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박승찬의 차이나는 차이나 비즈니스)  [출처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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