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여행상품 여름 성수기보다 더 인기, 벌초대행 매년 10%씩 증가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지가 오순도순 둘러앉아 송편을 빚고 차례와 성묘를 지내는 전통적인 한가위 풍경은 날로 사라지고, 차례상에는 정성으로 만든 음식 대신 식품업체에서 만든 음식이 올라가고, 차례와 성묘를 포기하고 해외로 나가는 이들은 크게 는 반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넉넉함은 줄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 차례와 성묘를 미리 하거나 아예 포기한 채 가족, 연인, 친구들과 비행기에 몸을 싣고 바다를 건너고 있는 것이다.여행사들은 추석 연휴 해외여행상품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으로, 7∼8월 여름 휴가철 성수기보다 추석연휴에 오히려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행비용은 여름철 최고 성수기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여행객은 오히려 추석 연휴 때가 더 많다. 인기 해외여행 상품의 경우 1∼2개월 전에 마감될 정도이며, 추석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문의전화는 최근 3년 동안 매년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대, 벌초와 차례음식 대행업체도 성업 중이다. 차례음식을 주문이 느는 원인은 맞벌이가 많은 데다 시골 부모님들은 연로하고, 음식 장만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피하기 위해 음식을 업체에 맡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가격도 20만 원 안팎이어서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과 비교해 봐도 비용면에서 떨어지지 않는 형편이다. 꽉 막힌 도로사정에 귀성길을 포기하거나 시골집 부모님이 없어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이지 않는 경우도 날로 늘고 있다. 그러나 명절을 앞두고 복지기관 등을 방문해 성금과 선물 등을 전달하는 넉넉한 한가위 인심은 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명절이 퇴색해 가는 이유가 현대 한국인의 서구화와 물질적 가치를 우선하는 가치관 등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전통문화와 조상에 대한 추모의식이 날로 무미건조해지고 의미가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