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독사가 빈번한 가운데 60대 연령층보다 50대가 더 많다. 고독사 예방 차원의 조사가 개인의 민감한 정보 노출에 대한 반감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청년층이나 4050세대 중장년층이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해 방문 조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 동안 부산에서는 30건 이상의 고독사가 발생했다.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8월 16일부터 110여 명의 복지 담당 공무원과 기간제·사회공헌일자리 근로자를 동원해 3만3078명의 1인가구 생활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40여 일이 지난 이날까지 27.8%인 9200여 가구만 면담에 성공했다. 9월까지 전수조사를 마무리하려던 기장군(25%)과 금정구(40%) 영도구(46.5%)도 진행률이 50% 이하여서 시한 연장을 검토 중이다.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전수조사를 끝낸 곳은 사상구가 유일하다.
예상보다 진척이 더딘 까닭은 중·장년층이 조사원의 방문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북구 담당자는 “젊은 층은 자신이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된 걸 기분 나쁘게 여긴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많다”고 말했다. 기장군도 “이혼과 같은 개인적인 사유로 혼자 사는 사람은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다. 존재를 드러내기 꺼리는 은둔형이 많다”고 전했다. 개인정보 노출에 민감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잦다. 방문 조사원이 인적 사항이나 경제·건강 상태처럼 민감한 정보를 물어보면 답변을 중단하고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 강서구의 한 조사원은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거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혼자 사는 걸 어떻게 알고 찾아왔느냐’며 큰소리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기초단체는 정확한 고독사 대책을 마련하려면 젊은 층 조사와 함께 개인정보 수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부산사회복지연대가 부산에서 발생한 고독사를 분석한 결과 26명 중 40~64세의 중장년층이 15명으로 65세 이상 노인(9명)보다 많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은 2015년 기준 4가구 중 한 가구가 1인가구다. 부산시 담당자는 “고독사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중장년 1인 가구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며 “정확한 기초정보가 있어야 맞춤형 대책을 수립하고 위급한 상황일 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