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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비리 심각, 국민혈세 1조원 증발

처벌강화 및 자진신고 시스템 마련 시급

의사 면허가 없는 비의료인이 월급의사의 명의를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이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 작성한 '사무장병원 등 의료기관의 재정누수 실태와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을 하다 적발된 사무장병원은 2009년 6곳에서 2014년 216곳으로 무려 36배나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250개로, 건보공단과 검찰,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경영난을 겪는 중소형 병원이 늘면서 무리하게 대출받아 개업한 의사들이 사무장 병원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있다. 의료법상 의사면허가 없으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의사 면허는 없지만 돈은 많은 '사장님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신용불량자나 나이가 많은 의사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신용불량자나 고령의 의사들이 명의를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의료생활협동조합(의료생협) 제도를 악용하는 사무장병원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건보공단, 경찰청이 지난해 3∼11월 의료생협이 개설한 의료기관 67곳을 실태 조사한 결과, 무려 53곳에서 불법을 확인했다. 경찰청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78명을 검거, 4명을 구속했다. 의료생협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따라 출자금 3천만원 이상, 조합원 수 300명 이상이면 지자체의 인가를 받아 설립할 수 있다. 의료생협 사무장 병원은 가짜 조합원과 임원을 내세워 정상적으로 발기인 대회와 창립총회를 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다.


출자금은 사무장 병원 운영자가 대부분 부담하지만 조합원들이 출자한 것처럼 허위 출자금 납입 증명서도 만든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사무장병원 운영자는 직업윤리 없이 오직 영리추구를 위해 병원을 활용한다"며 "과잉진료나 불필요한 입원 처방을 남발해 건강보험료 인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생협 등 비영리법인을 세우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개인 돈으로 출자금을 내고 지인들을 내세워 손쉽게 사무장 병원을 설립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장 병원은 불법행위를 찾아낼 수 없을 정도로 서류를 완벽하게 꾸며 놔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불법으로 빼먹은 요양급여와 보험금을 제대로 환수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사무장 병원은 허위·과잉불법 진료로 부당청구를 일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어려운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할 건강보험재정을 갉아먹는 골칫거리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사무장병원이 허위, 과잉 진료 등 각종 불법 행위로 타낸 건보 진료비가 최근 7년간 8천119억7천만원에 달했다. 2009년 3억4천700만원에서 2014년 3천403억2천800만원으로 1천배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 병원으로부터 회수한 비율은 2009년 97.7%에서 2010년 37.9%로 뚝 떨어지더니 2011년 21.3%, 2012년 13.7%, 2013년 10.9%, 2014년 5.7%, 2015년 4.2% 등으로 급락했다. 그만큼 국민건강을 위해 쓰여야 할 건보재정이 축난 것이다. 건보공단은 미회수 금액이 올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사무장병원을 뿌리 뽑고 불법청구 진료비를 강력히 징수하고자 지난달 15일 '의료기관 관리 지원단'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자료 조사 중으로 이르면 이달 안에 사무장병원과의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도 요양급여와 보험금 등을 부당하게 타내 국가재정을 악화시키는 사무장병원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해 엄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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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 사례-1

인천 영종도에서 소아·피부과를 운영하는 의사 A(52)씨는 평소 자신의 병원에 의료장비를 납품하던 B(41)씨로부터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의료사고 등으로 진 빚 18억원을 B씨가 모두 떠안고 병원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이었다. B씨는 연매출 100억원대의 의료장비 업체를 운영하고 있어 병원 인수에 어려움이 없었다. 결국 A씨는 빚 외에도 각종 의료시설과 내부 실내장식 비용까지 모두 받고 지난해 2월 B씨에게 병원을 넘겼다. 이후 그는 의사면허가 없는 B씨로부터 매월 1천만원을 받고 일명 '월급의사'로 고용됐다. 병원 명의도 A씨의 이름으로 해뒀다.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었다. 이 병원의 행정원장은 사무장 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C(44)씨가 맡았다. C씨는 병원 직원들을 직접 채용하며 자신은 필리핀 의대를 나온 것처럼 행세했다.  그러나 이들은 사무장병원 운영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첩보를 입수한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올해 2월에는 사무장병원을 운영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와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의료법 위반, 사기 등)로 병원 실제 대표 김모(51)씨와 한의사 정모(41)씨 등 3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김씨 등은 2010년 11월 서울 은평구의 한 4층 건물 전체를 빌려 진료실, 물리치료실, 뜸 치료실 등을 갖추고 사무장 병원을 열었다. 이들은 5년간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미한 교통사고 환자 633명을 입원시키고 2천여 명이 진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4억1천만원, 보험사 13곳으로부터 보험금 25억7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사무장병원 사례-2

아닌 A씨는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해 의료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의료 생협)을 만든 후 2013년 1월 전북 김제시에 의원을 열었다. 그는 처음에는 한 쪽 귀가 잘 들리지 않던 고령 의사(82)에게 진료를 보게 했고, 2014년 10월에는 마비 증세가 있어 글씨도 제대로 쓰지 못하던 다른 고령 의사(84)에게 환자를 보도록 했다. 진료 및 처방 기록은 간호조무사가 도맡았고, 물리치료 자격증이 없는 A씨의 부인이 물리치료도 하고 주사도 놓았다. A씨는 이 같은 불법 행위로 2년 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 4억5,000만원의 진료비를 받아 챙겼다. 의사면허가 없는 B씨는 자세 교정 및 운동치료를 하다가 벌금 200만원 처분을 받았다. B씨는 병원과 연계해 운동치료센터를 운영하면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고, 의사를 고용해 2013년 8월 서울 강남에 의원을 열었다. 그는 의사가 아닌데도 지난해 9월까지 이 의원 진료실에서 900여명의 환자를 봤다. 진료를 마친 환자는 의원 바로 옆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자세교정치료센터에서 운동치료를 받도록 하면서 B씨는 추가 수익까지 벌었다.


사무장병원 사례-3

서울 금천경찰서는 '사무장병원'을 개설해 요양급여를 챙긴 혐의(의료법위반·사기)로 사무장 정모(47)씨와 명의를 빌려준 박모(84)씨 등 의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작년 6월부터 이달까지 금천구 독산동에서 박씨 등을 고용해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 1억원 상당을 불법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애초에 의료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해 병원을 운영하려 했으나 설립조건인 조합원 300명을 채우지 못해 인가를 받지 못하자 사무장 병원에 눈을 돌렸다. 취업소개소를 통해 알게 된 박씨에게 명의를 빌려 병원을 개설했고 월 1천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작년 6월부터 8월까지, 그 이후에는 또 다른 의사 유모(51)씨에게 진료를 보게 했다. 이들은 모두 사무장병원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들의 계좌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해 혐의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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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책토론회 개최, “처벌강화 및 자진신고 시스템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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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불법 개설 운영 방지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은 문정림 의원과 공동으로 28일 국회의원회관 1층 세미나실에서 '의료기관 불법 개설 운영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은?'을 주제로 논의했다. 문정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많은 불법의료기관 현안사항들이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산적해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불법 개설 운영 의료기관 문제의 심각성을 공론화하고 내부고발 등 사무장 병원의 근절을 위한 국민들의 적극 참여도 촉구하며 법적으로 필요한 개정사항들까지 검토해 볼 수 있다면 대한민국 의료계 질서를 바로 잡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철 이사장은 “사무장 병원은 진료보다 영리창출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어 의료설비나 인력에 대한 투자가 미흡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 할 수 없는 구조”라며 “미래전략 중점 추진과제 중 하나인 재정누수 방지를 위한 효율적 재정관리 체계 구축은 궁극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주제발표를 맡은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험연구실장은 ‘사무장 병원 등 의료기관의 재정누수 실태와 관리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강 연구원은 “개설기준 위반 의료기관 적발이 급증했는데 금액으로 보면 2009년 5억6000만원에서 2014년 3240억원으로 576배 증가했다”며 “세부제도 및 법 개정방향을 지적하자면 의료기관 개설 및 지도, 감독권한을 복지부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가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의료기관의 개설 인가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아 지도 및 감독이 불가하다”며 “이를 위해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제21조 제2항 신설 및 제4, 5항을 일부 수정해 복지부 장관에게 개설인가 및 지도 감독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벌효과도 정비해야 한다며 “부당이득금에 비해 낮은 처벌 규정으로 형법 차원에서 처벌 및 징역 강화가 필요하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외에 사무장에게 경제적 이익 환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계속해서 “공단과 검찰 및 경찰과의 공조체계 확대를 통한 징수 성과를 확대해야 하고 전담 조직과 인력활용의 업무 지속성 제고, 지속적 공조관계 유지를 통한 수사 결정기간 단축 유도, 재정 누수의 조기차단 위한 지급정지 규정 강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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