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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가장 이상적 웰다잉, '가정 호스피스'의 출범

지난해 12월 28일 세상을 떠난 유옥순(가명·사망 당시 74세) 할머니는 생전에 “병원에서 죽기 싫다”는 말을 자주 했다. 3기 위암이 대장과 복막까지 전이돼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고도 입원을 거부했다. 남편이 항암 치료로 고생만 하다 세상을 떠난 것을 봤고 손수 벽돌을 쌓아 지은 집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유 할머니는 뜻대로 충북 옥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삶을 마감했다. 2남3녀의 자식들이 모두 모인 새벽, 큰아들의 품에 안겨 숨을 거뒀다. 충남대병원 호스피스팀이 ‘가정 호스피스’를 통해 할머니가 집에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마지막 6개월을 돌봤다. 임종 뒤 큰아들은 호스피스팀 간호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르쳐 주신 대로 어머니를 가슴에 안아드렸을 때 숨을 거두셨어요. 정말 편안한 얼굴로 가셨죠. 집에서 임종하는 것이 두려웠는데 너무 행복하고 벅찬 감동이었어요.”


말기 암 환자가 집에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가정 호스피스가 다음 달 공식 도입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관계자는 6일 “가정에서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암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이 법제처 심사 단계에 있고 곧 공포될 것”이라며 “시범사업과 건강보험 수가산정 작업을 거쳐 11월 중에 가정 호스피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병원에서의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해서는 지난 7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시작했다.  가정 호스피스는 말기 암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호스피스 형태로 꼽힌다. 모든 것이 익숙한 집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다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립암센터 주최로 열린 ‘호스피스 완화의료 이용 사례집 출판 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최영심 충남대병원 호스피스 간호사는 “말기 암 환자들은 남은 생을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가정 호스피스는 전문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팀이 정기적으로 환자의 집을 찾아 통증 완화 등 처치를 한다. 충남대병원 호스피스팀은 유 할머니를 매주 2∼3차례 방문했다. 통증이 심할 때는 완화의료 병동으로 옮겨 입원치료를 했다. 4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가정 호스피스를 계속했다.


미술치료사도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하기를 원했다. 미술치료사는 할머니의 말을 받아 적고 이를 액자에 넣어 자식들에게 선물했다. 임종이 가까워지자 호스피스팀은 임종 시 증상과 준비해야 할 것 등을 교육했다. 최 간호사는 가정 호스피스가 가족의 부담을 오히려 덜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쪽잠을 자지 않아도 되고 환자의 심리가 안정돼 수발을 들기 편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환자가 갑자기 아파하거나 불편해하면 담당 간호사와 통화해 궁금한 점을 묻고 바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겨질 가족 고통도 치유


 가정 호스피스는 환자뿐 아니라 남겨질 가족을 돌보는 역할도 한다. 충남대병원 호스피스팀은 지난 1월 숨진 박순규(가명·여·사망 당시 60세)씨의 손녀(9)와 손자(6)에게 지금도 미술 치료를 하고 있다. 2012년 3월 폐암 진단을 받은 박씨는 호스피스 병동과 집, 요양병원을 오가며 완화의료 처치를 받아왔다. 죽음을 앞둔 박씨에게 가장 큰 걱정은 손주였다. 집을 나간 며느리 대신 5년간 키운 아이들이었다.

호스피스팀의 미술치료사는 박씨뿐만 아니라 두 아이에게도 미술 치료를 실시했다. 엄마에 이어 할머니에게까지 버림받는다는 느낌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호스피스팀은 박씨가 사망한 뒤에도 아이들에 대한 미술 치료를 1년간 더 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아이들의 그림이 더 밝아지고 화려해졌다”면서 “가정 호스피스가 사별 가족 관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충남대병원은 지금까지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왔다.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다. 최 간호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더라도 병동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환자 본인부담이 적어야 할 것”이라며 “호스피스팀 운영이 가능하도록 수가를 높게 책정하거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 지난해 12월 세상을 뜬 유옥순(가명) 할머니가 가정 호스피스 도중 미술치료사에게 부탁해 액자로 만든 그림(맨 위 사진).  “첫째 아들아 고맙고 사랑한다” 등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담겨 있다.
나머지 세 그림은 지난 1월 삶을 마감한 박순규(가명)씨의 여섯 살 손자가 미술치료 과정에서 그렸다.
처음에는 불안감을 표시했지만 치료가 진행되면서 고래 가족을 그렸고, 박씨 사망 후에 그린 무지개는 밝고 화려하다. 충남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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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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