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가 있는 자리가 옛날에는 공동묘지였다.” 흔히 들을 수 있는 ‘학교 괴담’ 중 하나다. 영국의 유서깊은 케임브리지대 부지 아래에서 중세의 묘지가 실제로 발견됐다. 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케임브리지대 밑에서 중세 의과대학의 공동묘지가 발굴됐다고 1일 보도했다. 고고학자들은 이 대학 내 여러 칼리지 중의 하나인 세인트존스칼리지 지하의 중세유적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1300여개의 무덤과 400구에 이르는 ‘완벽한 형태’의 인체 유골을 찾아냈다. 이 외에도 인체 유해 1000여점이 발견됐다. 유골들은 13~15세기의 것으로 보이며, 당시 이 곳에 있었던 세인트존스 복음주의 병원 묘지에 묻혔던 것으로 추정된다. 묘지는 1511년까지 사용됐다.
이 대학 고고인류학부의 크레이그 세스포드 교수는 “영국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무덤터의 하나”라고 말했다. 유골 대부분이 관이 없는 채로 매장돼 있었다. 세인트존스 복음주의 병원은 이 지역 빈터에 세워진 작은 건물이었고, 교회의 지원 속에 자선·구호기관으로 명성을 얻었다. 주로 가난한 학자들과 지역 빈민들이 이 곳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골들 중 여성과 어린이의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측은 “함께 매장된 귀금속류도 한 줌에 불과했다”면서 “의대에서 공부했던 가난한 학자들이나 빈민들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사학자들은 이미 1950년대부터 이 곳 무덤의 존재를 알았으나, 발굴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전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학 측은 2012년부터 발굴을 시작했으며 지난달 31일 웹사이트를 통해 사진들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