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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3세 때 소아마비에 걸려 두 다리가 불편한 1급 장애인 김영배(43·택시기사)씨는 지난 2월 외동딸 민지(16)를 하늘로 보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댄스 동아리에서 신나게 춤도 추고 대회도 5개나 나갈 정도로 건강해 보이던 딸이었다. 그런 민지가 지난 1월 26일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민지의 뇌에 5㎝ 크기의 종양이 있었다. 민지는 더 큰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지난 2월 2일 뇌사(腦死)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뇌종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민지의 장기가 현재 다른 사람 4명의 몸에서 힘차게 뛰고 있다.


"민지가 다른 분 4명에게 생명을 베푼 만큼 이 사회에 4배 이상의 좋은 에너지가 생길 것이라 믿습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하지만 몸이 불편한 김씨에게 외동딸 민지는 딸 이상의 딸이었다. 민지는 어릴 때부터 '우리 아빠는 내가 지킬 거야'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아빠를 챙겨줬고, 2년 전 새엄마가 된 이모(39)씨에게는 수시로 '엄마, 우리 힘들지만 같이 힘내자'며 격려 편지를 건네던 효녀였다. "지난해 강원도로 가족 여행을 갈 때 민지는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 가서 내 성적표를 떼왔어요. 여행이 끝나고 민지는 '나도 아빠처럼 열심히 공부하겠다'면서 내 성적표를 자기 책상에 끼워 놓았지요. 그런 민지를 키우기 위해 소변도 참아가며 12시간 동안 택시를 운전하는 건 힘들지도 않았어요." 민지를 잘 키우려고 식당일, 휴대폰 판매, 택시기사 등을 하면서 억척같이 살아왔다는 김씨에게 딸의 뇌사 판정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충격이었다. "멍하니 응급실 벽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순간 제 눈에 띈 것이 응급실 벽에 걸려 있던 '새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제도' 광고였어요. 인터넷에서 장기 기증이 뭔지를 찾아봤는데,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할 때 각막 기증을 했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어요. 우리 착한 민지도 김 추기경님을 본받는 '삶'을 살게 하는 게 부모로서 마지막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씨는 "죽는 사람 중에 뇌사가 1%고 그중에서도 기증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된다. 민지가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것도 선택받은 아이"라고 가족을 설득했다. 그렇게 해서 민지는 뇌사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뒤 췌장 1개, 신장 2개, 간장 1개를 기증하고 영영 떠나갔다.


지난 1일 대전 목동의 자택에서 만난 김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나는 사회에 베푼 일이 없었지만, 우리 민지만큼은 좋은 일을 하길 바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지의 49재가 지나고 내 마음이 홀가분해진 걸 보니 아마 민지도 장기 기증을 원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민지 심장도 다른 사람에게 기증해 딸의 심장이 뛰는 걸 보고 싶었어요. 심장 이식 성공률이 20%밖에 안 돼 기증을 못 한 게 아쉽지만, 딸의 장기들이 다른 사람의 몸에서 생명을 이어간다고 생각하니 우리 민지가 지금도 내 곁에 숨 쉬고 있는 듯합니다." 충남 계룡시에서 식당을 하는 민지 할머니도 장학회를 만들어 민지의 모교인 충남여중에 매년 100만원씩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할머니 김씨는 "민지를 키우려고 열심히 번 돈이었는데, 이제는 그 돈을 민지 후배들을 키우는 데 쓰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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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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