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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짐되고 싶지않다,시신기증하는 독거노인들

독거노인들이 사망 전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며 시신기증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화장 문화 확대와 인식변화 등으로 시신기증자들이 늘어났지만 급증한 노인인구에 따라 씁쓸한 사회적 단면상이다. 이와 거꾸로 반대로 장례를 치르기 어렵다며 자식들이 부모 사망 후 대학이나 시민단체를 통해 시신기증을 문의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평소 관계가 소원해 장례를 치를 수 없어 문의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한 시민단체는 얼마 전 80대 독거노인이 시신기증을 신청했지만 결국 대학과 연결에 실패했다. 대학의 거절사유는 노인의 유족과 연락이 되지 않아 사망 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안타깝게도 독거노인들이 직접 시신기증을 받는 곳에 연락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측의 조건 중 유족동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기증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는 사망 후 기증을 신청하기도 하는데, 대학에서 시신을 사용한 뒤 유골을 전달하려고 해도 유족들이 거부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학에선 이들 독거노인의 시신기증에 대해 존중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법적 문제로 다소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시신기증을 받아 놓은 뒤 사망 후 연구목적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유족들이 반대 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시신기증을 신청한 부모가 사망 한 뒤 유족들이 찾아와 취소하는 경우가 70~80%가량에 달한다"며 "연구를 위해 대학에서는 시신이 꼭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 반드시 유족의 동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의학계 인식


사망 후 연구목적으로 시신을 기증하는 것에 대한 국민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의학계와 사회적 분위기도 변했다. 과거 기증이 부족해 무연고자 시신을 연구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이제는 사실상 쓸모가 없게 됐다. 국내 대학 중 가장 시신기증 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가톨릭대도 매년 수백명의 신청자 중 200여구만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받지 못한다. 가톨릭대는 이를 의대 해부학교실 실습과 의학실험 등에 1~3년간 활용한 뒤 장례절차를 밟는다. 이처럼 시신기증을 받는 의과 대학들의 시신보관소(냉동고)가 부족해 신청을 받지 못할 정도이고, 이를 연결해 주던 시민단체들도 6~7년 전부터 대부분 손을 떼고 장기·조직 기증 쪽으로만 관리하고 있는 상태다.



장기·조직기증에 비해 시신기증 신청자 수가 비교적 적은 이유도 있다. 사망 후 심장이나 각막, 혈관, 뼈 등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장기·조직기증과 달리 시신기증은 오직 대학 연구목적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신기증을 받는 전국 50여개 의과대학에서는 8~15명가량의 학생들이 1구의 시신으로 1~2년가량 실습을 진행한다. 실습을 포함한 연구 등으로 대학들은 연평균 50~100여구의 시신을 보관·관리한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의과대학교 가족이나 관계자만으로 시신기증자가 많기 때문에 20~30년 전처럼 무연고자나 시민단체를 통하지 않는다"며 "수도권과 달리 일부 지방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증자로 연구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지자체를 통해 인계된 무연고자 시신을 연구목적으로 사용한 의과대학은 단 한곳에 불과하다. 권민정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사무관은 "연구용 시신이 부족해 1962년 무연고자 시신을 기증하는 법안이 마련됐지만 현재로선 전혀 실효성이 없다"며 "화장 문화가 자리 잡고 인식이 바뀌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새생명장기기증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등은 과거 진행하던 시신기증 병원 연결사업과 캠페인을 하지 않는다. 기존에 신청을 받아놓은 일부 기증자들만 사망 후 연결해 주고 있다. 시민단체 중에서 그나마 시신기증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생명나눔실천본부도 점차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상태다. 이마저도 병원측 사정으로 시신기증이 성사되는 경우가 적다는 게 시민단체의 설명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6~7년 전부터 시신기증 신청을 받지 않고 있고 15~20년 전부터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며 "종종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인근 대학병원을 알려주는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천주교공원묘지 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시신기증자들을 위한 납골당 '참사랑묘역'에 마련된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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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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