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웰다잉

호스피스 의사가 추천하는 웰다잉(well-dying) 10계명

김여환 대구의료원 완화의료센터장.

대구의료원 평온관에서 암환자의 고통을 함께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센터장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의과대학에 다니던 중 결혼을 하면서 공부를 중단했던 그녀는 졸업 후 13년, 서른아홉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가정의학과 수련 과정 중 암성통증(암 환자가 겪는 통증)으로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하는 환자를 보며 호스피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국립암센터에서 호스피스 고위 과정을 수료,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의료원 평온관에서 호스피스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의학박사나 가정의학과 전문의 등의 의학 지식보다 13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온 시간이 호스피스 활동에 더 도움이 된다는 그녀는 죽음 앞에서도 환한 웃음을 짓는 호스피스 환자들의 모습을 담아 사진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항암 요리를 만들어 환자의 가족들에게 선사하기도 하는 등 무채색의 호스피스 병동을 ‘컬러풀 호스피스’ 병동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5년 동안 800여 명의 환자에게 임종 선언을 해오면서도 여전히 죽음에 담담해질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그러나 불편하더라도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순간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살아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2009년 국가암관리사업평가대회 호스피스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2011년 국립암센터 호스피스 사연공모전 우수상을 받았다.


김여환의 책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중에서


1.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양보하지 마세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바로 이 순간 행복해야 합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포기하지 마세요. 순간의 행복을 젊어서 흥청망청 즐기라는 말도, 금방 사그라질 쾌락에 스스로를 내던지라는 말도 아니랍니다. 진정한 행복은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일입니다.

2. 건강할 때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세요

건강할 때 단 한번이라도 시간을 내서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세요. 죽음을 배우는 지름길입니다. 죽어가는 노인은 곧 사라질 도서관과 같습니다. 그들을 도우면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 삶의 비밀을 속삭여줄 것입니다.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세요. 죽음이 우리에게 삶을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3.나쁜 소식도 정확하게 알자

무슨 병에 걸렸는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치료 목표는 무엇인지, 진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진실을 알고 싶다면 급하고 거칠고 불같은 성격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보호자들은 환자의 평소 성격이 병세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사실을 숨깁니다. 성격은 인생의 과정뿐 아니라 마지막도 결정합니다.


4. 마지막에 할 말을 지금 하세요

칸트는 “새는 죽기 직전에 슬픈 노래를 지저귀지만 인간은 떠날 때 좋은 말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9·11테러 당시 인질로 잡혀 있던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했던 말은 “I love you”였습니다. 임종 순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면 남은 이들은 당신을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할 거예요. 그런데 그 말은 마지막까지 아껴두지 말고 지금 하면 어떨까요? 이 세 마디 말이면 삶의 모든 갈등이 사라진답니다.


5. 죽음이 불행인 것처럼 대하지 마세요

병에 걸리는 것도, 주식이 폭락하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떠나는 것도 모두 견디기 힘든 슬픔입니다. 죽음은 그중에서도 가장 슬픈 일이지만 그것을 불행으로 연결시키지는 마세요. 슬픔으로 눈이 멀지 않으면 내 슬픔을 통해 다른 사람의 슬픔을 볼 수 있는 포용력이 생깁니다. 슬픔이 찾아왔다고 해서 인생이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이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자연과 하나 되는 것으로 여기는 일은 어려운 경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죽음 앞에서 제대로 슬퍼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6.통증조절을 잘하는 주치의를 알아두세요

병도 고통도 없는 죽음이 우리의 마지막이라면 좋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 찾아갈 수 있는 의사를 알아두세요. 육체적 통증과 마음의 고통을 이해하는 의사를 친구로 만드는 것은 인생의 보험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7.건강할 때 자신의 마지막을 상상해 보세요

타인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우리는 자기 자신과 먼저 소통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마지막과 소통하면 인생의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죽음은 우리의 자유의지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암이나 치매에 걸리지 않겠다는 바람도, 잠들 듯이 편안하게 죽고 싶다는 소망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죽음의 상황을 바라기보다는 마지막 순간 가슴에 무엇을 담고 떠날지를 상상하세요. 그리고 바로 지금, 그 일을 하세요.


8.마지막 순간까지도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만드세요

죽어갈 때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세요. 영화를 보는 것도, 음악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또 가족을 위해 절대자에게 기도를 하면서 보내는 시간도 의미가 있습니다.


9. 당신은 가도 당신의 재산은 남습니다

한 환자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딸은 그 다음부터 병원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자주 들러서 아버지를 돌봐주던 착한 딸이었는데, 병원에 오지 않는 오빠에 비해 자신의 몫이 초라하자 마음이 변한 것입니다. 남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유언을 남기세요. 죽는 것도 힘들고 억울한데 떠나는 사람이 남는 사람을 배려하는 일까지 해야 되냐고 되물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인생의 선배가 아니라 먼저 떠나는 사람이 인생의 선배입니다. 후배를 배려하는 여유를 가질 줄 아는 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상자를 잘 쌓아 올리는 방법입니다.


10. 마지막을 같이하는 웰다잉 보호자를 만드세요

아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마지막이 외롭지 않은 건 아닙니다. 헛된 만남보다는 단 한 사람의 진심과 만나야 죽음이 쓸쓸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웰빙, 웰다잉 보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떠날 때 손을 잡아줄 사람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