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암 투병 끝에 숨진 13세 소녀의 글이 영국 국민의 눈시울을 촉촉이 적시고 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4일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달 28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생을 마친 아테나 오차드(13·사진). 어린 딸을 잃고 상심에 잠겨 있던 그의 부모가 유품을 정리하다 딸이 죽기 전 손수 적은 글을 발견했다.아테나는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방에 걸려 있던 거울 뒷면에 3000자 분량의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소녀는 가족들에게 삶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특유의 긍정적인 시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목적이 있는 삶을 사는 게 인생의 목적이다", "하루하루가 특별하므로 최대한 즐겨야 된다", "행복은 자신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내용이 거울 뒤편에 빼곡히 기록됐다. 아테나의 아버지 딘 오차드는 "(처음 이 글을 발견했을 때)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며 울먹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쓰러진 아테나는 뼈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골육종을 선고받았다. 고작 12세였던 어린 소녀는 7시간 반에 이르는 대수술을 받았으며 몇 달간 척추, 어깨, 뇌에 생긴 종양을 치료하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견뎌야 했다. 이 과정에서 아테나는 탐스러웠던 머리카락을 잃었고 또래와 달리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다가올 미래를 꿈꾸며 사랑에 관해서도 글을 썼다. 그는 "내 마음을 열게 할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며 "인생은 게임이지만 사랑은 유일한 상(賞)이다"라고 전했다. 삶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았던 아테나는 지난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방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