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지역주민의 자발적 유치로 건립된 울산하늘공원이 3월1일자로 개원 1년을 맞는다. 최첨단, 친환경, 고품격을 지향한 울산하늘공원은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와 달리 순조롭게 안착했다는 평가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설과 서비스로 장례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은 물론 노잣돈 없애기 등으로 건전한 장례문화를 선도하면서 전국적인 벤치마킹 시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치단체 장묘정책 성공의 모델 케이스라고도 할 울산하늘공원의 성공 요인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장례문화서비스 차별화와 업그레이드
울산하늘공원은 지난해 3월1일 개원 이후 지난 25일까지 화장 4718건, 하루 평균 13.03건을 화장했다. 개원 초부터 큰 변동 없이 울산시 1일 화장 발생건수를 거의 모두 처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봉안시설에는 추모의 집(납골당) 1526건, 자연장지 243건, 유택동산 290건 등 모두 2059건(〃 5.7건)을 처리했다. 장례식장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현실적 이유로 하루 7.4건 꼴이 267건을 처리했다. 개원 이후 1년간 장례 관련 민원이 한건도 제기되지 않을 정도로 시설 및 운영, 서비스 등 측면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 수준에 버금가는 장례의전의 고급화와 운구에서 화장, 봉안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치러지는 장례서비스에 대한 호의적 평가가 잇따르면서 1년 동안 58개 기관 및 단체에서 870여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다.
울산하늘공원의 안착은 전국 최초로 무색, 무취, 무연의 완전연소시스템을 갖춘 3차연소 화장로(10기) 등 최첨단 시설과 장례전문지도사에 의한 차별화된 장례서비스 등이 큰 요인으로 울산시 시설관리공단은 분석하고 있다. 화장로 중 2기는 큰 체구의 시신을 화장할 수 있는 전국 유일의 화장로다. 나전칠기로 장식된 관 운반차와 무인자동유골운반차로 시신과 유골을 운반한다. 최고급 호텔의 의전을 방불케 하는 울산하늘공원만의 의전시스템도 자랑이다. 전문장례지도사 2명이 운구 단계부터 시작해 화장, 봉안까지 친절한 안내와 설명을 곁들이며 장례를 치러준다. 3시간 만에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행정정보공동이용망 서비스를 도입해 연간 5000건의 구비서류 발급을 간소화하는 등 서류없는 장사시설 구현으로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아울러 조례개정을 통해 올해부터는 100세 이상 울산시민, 장기기증자 등 승화원 면제 대상자를 확대하고 인접 양산시민에게도 이용요금 감면혜택을 주는 등 고객위주의 장례행정 개선도 두드러진다. 이를 반영하듯 시설관리공단이 개원 1년을 맞아 실시한 이용객 만족도 조사에서 평균 98.4%라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만족도는 개원 1개월 92.8%에서 100일 94.5%, 6개월 96.7%로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장례서비스와 시설청결에 대한 만족도가 98.9%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시설과 운영 모든 부분에서 높게 나와 최고 수준의 종합장사시설임이 입증되고 있다.
허례허식·고비용 개선, 건전한 장례문화 선도
울산하늘공원의 지난 1년간 가장 큰 성과는 허례허식과 고비용의 장례문화 개선이다. 아울러 혐오시설로 낙인돼 있는 장사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울산하늘공원을 관리·운영하는 울산시 시설관리공단은 개원 초부터 하늘공원 장례식장의 근조화 재사용과 허례허식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친환경 신(新)근조화 사용을 의무화해 정착시켰다. 시설관리공단은 하늘공원 개원과 함께 장례용품 가격의 거품을 완전히 빼서 시중가의 50% 수준으로 저렴하게 공급해 저비용의 장례문화를 정착시켰다. 하늘공원은 1.0 2단오동관을 14만4000원, 수의(면 100%)를 18만원에 판매한 반면 평균 시중가는 각각 30만원과 40만원 등으로 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하늘공원이 장례용품 가격에 거품을 빼자 지역 장례식장들도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하향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염습, 안치, 수골 등 장례절차 전반을 유족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 관습적으로 이뤄지던 노잣돈 수수 관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도 장례문화의 건전화에 이바지 했다는 평가다. 실제 시설관리공단이 개원 1년을 맞아 이용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353명)이 노잣돈 요구 등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엄주호 울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울산하늘공원에서는 허례허식과 고비용의 장례문화를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개원 전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 협력해 왔다”며 “이러한 노력이 장례문화 건전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첨단, 친환경 시설로 장사시설의 이미지를 개선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국 유일의 3차 연소 공해방지시스템을 도입해 무색, 무취, 무연의 완전 연소를 실현하면서 지난해 환경기준 성능검사에서 황산화물, 다이옥신 등 9개 항목 모두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 또 납골형태의 안장방식 이외에도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잔디장과 수목장을 조성, 자연 친화적인 봉안문화를 실현함으로써 장사시설에 대한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루 빨리 도로 개설하여 접근성 개선기대
울산하늘공원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접근성은 개원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1년 울산하늘공원 화장시설의 이용빈도는 높지만 장례식장 이용 건수는 267건으로, 하루 1건도 대여되지 않고 있다. 최첨단 시설과 저렴한 장례용품 등에도 불구하고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조문객을 맞아야 하는 상주들이 장례식장 사용은 꺼리기 때문이다. 이는 삼동면 주민들의 하늘공원 자발적 유치조건의 하나였던 율리~삼동간 도로 개설사업이 사업비(991억5000만원) 확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늦어지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다. 이 도로는 2004~2016년 기한으로 울주군 청량면 문수IC에서 삼동면 하잠리 일원까지 7.4㎞를 폭 20m 도로로 개설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재 공정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울산하늘공원 관계자는 “율리~삼동간 도로 개설사업이 완료되면 시내에서 하늘공원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울산하늘공원 개원 효과를 온전히 체감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