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가 14일 오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기 대응력을 높여 각종 사고로 인한 응급환자의 사망률을 줄이는 '골든타임제(Golden Time)'를 도입한다. 또 자살과 교통사고 등 9개 지표를 종합한 '지방자치단체 안전지수'를 공개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골든타임제 도입이다. 안행부는 이 제도를 통해 5분 이내 화재현장 도착률을 현행 58%에서 오는 2017년에는 74%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긴급차량 신호등 무정차통과 시스템 개발, 지역 의용소방대 확대, 소방차 길 터주기 등을 추진키로 했다.
어린이 안전사고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리나라 어린이 10만명당 안전사고 사망률은 2008년 6명에 달하던 것이 2010년 4.9명, 2012년 4.3명으로 지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지만, 선진국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안행부는 14세 이하 어린이 10만명당 안전사고 사망자를 올해 3명대로 낮추고, 2017년까지 주요 선진국 수준인 2명대로 줄일 방침이다. 자살 등 9개 지표를 다루는 '지방자치단체 안전지수'는 5개 등급으로 구분하며, 우수 또는 미흡 지자체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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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마지노선을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심장마비는 4분, 중증외상환자는 1시간이 골든타임이다. 가령 교통사고로 인한 중상을 입었는데 1시간 안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 현실에선 분초를 다투는 중증외상환자들이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기 위해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고, 응급실 도착 후에도 수술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서울·강원지역 응급의료기관에 이송된 중증외상환자 9668명을 분석한 결과, 1100명이 다시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전원한 환자의 과반은 중환자실 부족 등 의료적 이유로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이 28.2%를 차지했고, 중환자실 부족과 응급수술·처치 불가능을 이유로 병원을 옮긴 경우가 각각 14.5%와 5.5%였다. 병실부족 탓에 전원한 환자는 4.9%였다.
응급실에서 수술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입원한 환자의 응급실 체류시간은 평균 4시간 2분이었다. 골든타임을 감안하면 응급실 체류시간이 지나치게 길었다. 2010년 기준 주요 20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발생한 사망을 나타내는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도 35.2%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중증외상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2020년까지 20% 아래로 떨어뜨리고자 지난해부터 권역 외상센터를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이 가운데 인천, 강원, 충남, 전남, 대구, 부산을 시작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률을 도출하는 등 평가를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