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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이해관계 대립

 원격의료 등의 의료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에 정면 투쟁을 선언한 의사협회가 3월 총파업을 예고한 최근 행태는 국민들의 의료복지를 볼모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단 정부와 대화를 하기로 하고 의료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22일 1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정작 가장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민들은 안중에도 듯한 정황이 우려스럽다. 그런가 하면 병원협회와 치과의사협회 뿐 아니라 노인요양병원협회와 약사회까지 나서서 각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의견을 봇물터지듯 내놓고 있다. 의료는 말할 것 없이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지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바, 이하 최근 관계단체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특히 갈등의 대립각을 내세우고 있는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의 입지도 비교해 본다.

 

 

▶ 의사협회, 복지부와 의료발전협의회 구성

 

 

3월 총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 대화를 시작했다. 의정은 의료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오는 22일 1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17일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의협의 파업 결의 이후 첫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의료발전협의회 1차 회의는 22일 오후 6시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열고, 이후 복지부 세종시 청사에서 번갈아 진행하기로 했다. 논의 주제는 원격의료와 규제완화 등 보건의료 정책 개선과 수가 결정 구조 등 건강보험 체계 개선으로 정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5일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의정협의체를 요구하면서 열렸다. 참석자로 의사협회에서 임수흠 협상단장 겸 서울시의사회장, 이용진 부회장, 송후빈 충남의사회장 등이 나왔다. 복지부에서는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과장, 전병왕 보험정책과장, 성창현 의료체계개선 팀장 등이 참석했다. 임수흠 협상단장은 “정부의 여러 정책으로 의사들의 불만이 팽배해있다”며 “이번 협의체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장이 되어 앞으로는 제대로 된 의료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의약단체, 의료영리화 찬성한 병협 맹비난

 

보건의약단체들이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환영을 내비친 병원협회에 대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 부었다. 지난 17일,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와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대한약사회(회장 조찬휘)는 각각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일부 경영자 단체인 병원협회의 목소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병협은 의료인의 단체가 아니다. 의사단체는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병협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두고 의료계 내분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의사협회는 또 "의협은 병협의 이러한 태도가 이미 예견된 것으로 놀랍지도 않으며, 의사로서의 본분보다 돈이 더욱 중요하고 권력 앞에 약할 수 밖에 없는 병협 지도부의 애처롭고 안타까운 입장을 이해한다고 표현하며, 병원협회 지도부의 행태를 맹비난 했다. "병협 소수의 집행부가 의사의 본분은 잊고 오직 경영자로서의 입장만 대변한다면, 다수의 의식 있고 의료 본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병원장들의 명예까지 떨어뜨리는 것이다. 단기적인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5000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10만 의사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한약사회(회장 조찬휘)도 병협이 의료영리화를 통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며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저수가 때문에 병원 경영이 어려워 영리자법인을 두겠다는 것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푼돈마저 편법으로 받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약자인 환자를 대상으로 경양난을 해소하겠다는 발상은 의료기관의 공공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짓이다. 또한 영리사업을 합법화 하겠다는 병협의 태도는 보건의료 직능의 한 단체로서 국민 앞에 부끄럽기 짝이 없다. 병협은 보건의료단체 파트너로서 본분을 잊지 않고 병원의 공공성 제고와 대국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중소병원과 노인요양병원들 역시 의협의 주장에 찬성표를 던졌다.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과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윤해영 회장은 지난 15일 의협 노환규 회장, 서울시의사회 임수흠 회장과긴급 회동을 갖고 의료 현안에 논의했다. 당시 회동은 백성길 회장과 윤해영 회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이들은 의료수가 결정구조 개선과 잘못된 의료제도 개선 등 장기과제 해결과 상호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범의료계 의료제도 개혁상설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윤해영)는 "동네의원이 작은 나무라면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은 중간 나무고 대형병원들이 큰 나무다. 이들이 모여 숲을 이루는 것이다. 의협이 보건복지부와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는 상황에서 병협이 의협과 각만 세워서는 되겠느냐, 병협을 협의체에 끼워주지 않을 수도 있다. 원격의료, 영리병원 중단 등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건강권 차원에서 장, 단기의 의료제도 개혁이 시급하다. 지난해 11월, 12월 의료급여 환자 진료분이 미지급돼 회원병원들이 운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카드수수료 등이 인상돼 압박을 받는 등 현실적인 문제로 고통스러워한다. 공동 대응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와 병원협회


양 단체는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상호 협력적 관계인 듯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회원 구성과 역할,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 등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상호 대립 관계에 더 가깝다. 우선 의협은 의사면허를 가진 의사라면 누구든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의료법상 법정단체이다. 의협의 ‘2012 전국회원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보건복지부에 면허를 등록한 의사는 11만2,097명이며, 이중 의협에 신고한 회원은 총 8만7,668명으로 면허등록자의 78.2%에 달한다. 전체 회원 중에서 의료기관에 소속돼 월급쟁이로 근무하는 봉직의가 33.5%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직접 병의원을 개원한 회원이 32.9%, 그리고 전공의 수련교육을 받는 회원이 15.1%,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는 회원 2.6% 등이다. 병협은 2003년까지 민법상 법인이었지만 의료법 개정을 통해 2004년부터 의료법상 법정단체로 위상이 높아졌다.

 

그런데 병협의 회원은 모두 의사가 아니다. 비의료인도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지난 2007년 개정된 병협의 정관규정에 따르면 협회의 정회원 자격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장 또는 그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자로서 총장, 의무부총장, 의료원장, 이사장 등이다. 사실상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대표자, 즉 경영자가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법인의 이사(장)은 비의료인이라도 자격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병협의 정회원 중에는 의료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는 비의료인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치러진 병협 회장선거에는 사상 처음으로 비의료인 출신이 출마해 됐다. 회원들의 특징을 따져보면 병협은 '의사만을 회원으로 하는 직능단체가 아니라 병원 경영자 중심의 기관단체'라는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병협은 대표적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회원으로도 가입돼 있다. 그것도 일반회원이 아니라 회장단 바로 아래의 이사사이다. 회원구성이 판이하게 다르다보니 양 단체의 주요 역할이나 추구하는 방향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의협은 그 성격한 회원인 의사들의 권익을 증진하고 의료환경을 개선하는데 협회의 역할이 집중돼 있고, 병협은 회원병원을 위한 경영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지금까지의 의협은 전체 의사회원을 아우르지 못하고 동네의원을 운영하는 개원의사를 위한 이익단체로써 성격이 강해 병협과 더욱 선이 그어졌다.  노환규 의협회장도 “의협은 대한민국 10만 의사를 대표하는 기구이며 의료계의 중심 단체가 돼야 하지만 실제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대표 단체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양 단체는 이런 구조 속에서 그동안 숱한 갈등과 대립을 빚어왔다. 매년 실시하는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간 의료수가협상이 단일수가계약에서 유형별계약으로 전환되자 의협과 병협은 정해진 파이를 놓고 '제로섬게임'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보장성 강화 등을 명목으로 추진하는 각종 정책도 양 단체을 갈등을 부추긴다. 난 2012년 동네의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포괄수가제 강제 시행을 놓고 병협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의협과 극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환자단체가 추진한 선택진료제 폐지 운동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대형병원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선택진료제 폐지에 병협은 당연히 반대입장이었다. 그런데 의협이 적정수가 반영을 전제로 선택진료비 폐지를 주장하자 병협이 발끈하면서 상호 갈등이 불거졌다. 최근에는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및 합병허용 등의 규제완화 정책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의협이 총파업이란 강수까지 두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병협이 원격의료와 영리자회사 허용 등의 정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의협은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영리자회사 등의 투자활성화 대책이 궁극적으로 의사들을 더욱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내몰 것이란 우려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병협은 이런 규제완화 정책이 병원의 경영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한다. 병협 김윤수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은 의료법인의 새로운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국가성장동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재정적으로 어려운 의료법인 병원들이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발표된 것"이라며 "(원격의료도)꼭 필요하다면 만성 경질환자, 도서 및 산간벽지, 그리고 장애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 대해 일정한 규정과 제한을 두어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의사가 아닌 경영자의 입장"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같은 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 병협이 찬성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병협의 찬성을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찬성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 병협은 병원 경영자들의 단체이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모두 의협 소속”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의협과 병협, 병협과 의협이 서로 다른 성격을 띠고 있지만 의료계 밖에서는 양 단체를 이름만 다를 비슷한 의사단체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을 놓고 의협과 병협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의료계에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된다. 그러나 분명한건 의협과 병협, 병협과 의협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고, 또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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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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