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의 시간동안 변함없이 상대를 쳐다보는 채로 잠들어 있던 남녀의 뼈 유해가 발견됐다. 러시아의 과학자들이 시베리아의 스타리 타르타란 지역에서 상대를 마주보고 있는 남녀의 뼈 유해를 간직한 무덤 수십 개를 발견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해당 무덤들이 35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몇몇 남녀의 유해는 서로 손을 잡고 있어서 '영원'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시베리안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고학자들은 이 무덤과 유해의 미스터리를 풀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추후 DNA 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고있다.
학자들이 추정하는 한 가지 가설은 이 무덤들이 기원전 2000년경에 시베리아 일대에서 부흥했던 안드로노보 시대의 매장 풍습으로 '핵가족'의 시작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반면 남편이 먼저 사망한 뒤에 그의 아내도 죽임을 당해 함께 묻혔다는 설도 있다. 또 남편의 죽음 이후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희생을 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있다.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의 유해와 더불어 시베리아 서부지역인 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어른과 함께 묻힌 아이의 유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고고학·민족지 분과장인 바체슬라프 몰로딘 교수는 해당 무덤에 대해 "스키타이의 매장 풍습처럼 남편이 먼저 죽고 아내가 죽임을 당해 함께 묻혔을 수도 있고, 한 사람이 먼저 죽고 그 이후에 다른 사람이 나중에 묻혔을 수도 있다. 혹은 두 사람이 동시에 죽은 것일 수도 있다"라며 "다만 이 모든 것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