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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죽음이 말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을께"

“죽는 게 뭐야? 죽으면 어떻게 돼?”  어느 날 문득, 아이가 질문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답해주면 좋을까요? 난처해하지 마세요. 모른 채 하지 마세요. 어렵고 무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죽음’은 생명처럼 가장 진실한 우리 삶의 한 부분입니다. 죽음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용감한 그림책!  오늘은 2007년에 국내에서 발간된 죽음에 대한 동화책 하나를 소개한다. '웰다잉'은 성인 뿐 아니라 이제 청소년들에게도 익숙해져야 한다. 그들의 인격의 성숙과 삶의 올바른 자세를 가르쳐 주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어느 날, ‘죽음’을 만났습니다. -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다!

 

죽음은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꺼려지고, 이야기하기 난처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무섭고 끔찍한 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죽음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우리 삶의 이야기라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래서 그림책 중에서도 죽음에 대해 말하는 작품은 많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대부분 가까운 친척이나 키우던 동물의 죽음을 겪게 되었을 때, 그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죽음 이후의 상황을 보여주며, 남겨진 이가 받아들일 죽음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 <내가 함께 있을게>는 전혀 다르다. 이제 곧 세상을 떠나야 할 이에게 죽음을 발견하게 한다. 얼마 전부터 느낌이 이상했던 오리, 드디어 누군가 슬그머니 자기 뒤를 따라다니고 있음을 눈치 채고 묻는다. “대체 누구야?” 그러자 그가 말한다. “와, 드디어 내가 있는 걸 알아차렸구나. 나는 죽음이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을 밝히는 죽음. 죽음은 커다란 해골에 기다란 옷을 걸치고, 자줏빛 튤립을 한 송이 들고 있다.


누구도 이런 식으로 죽음을 보여 준 적은 없었다. 그림책으로 철학을 이야기하는 작가, 볼프 에를브루흐는 이렇게 아무도 하지 않던, 아니 ‘못했던’ 방식으로 죽음을 말한다. 가리지 않고 에두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죽음을 마주보게 하고 죽음과 이야기 나누게 한 것이다. 이제 곧 세상을 떠나야 할 오리에게 마침내 자신의 존재를 밝힌 죽음. 그 과감함과 단순함에 적잖은 충격을 받을 수도 있지만, 죽음을 그렇게 마주하고 서니 이야기는 오히려 쉬워진다. 이어지는 오리와 죽음의 대화는 너무나 솔직하고 명쾌하기까지 하다. 이제 둘은 죽음이 무엇인지, 지금의 나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될지 하나씩 들려주기 시작한다.

 

‘죽음’은 늘 곁에 있었습니다. - 죽음 역시 삶의 한 부분임을……

 
죽음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늙어서, 병이 들어서, 때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나서 등등 죽음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 난처해하고, 두려워한다. 왜 그럴까? 그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죽음이 결코 나의 일이 아닌 것처럼 애써 외면하고 모른 채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살아 숨쉬는 순간들이, 나를 둘러 싼 세상 모든 것이 영원할 것인 양 스스로를 속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음은 말한다. “그동안 죽 나는 네 곁에 있었어.” 우리는 정작 모르고 있었지만,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오는 동안 늘 나와 함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자연스레 깨닫게 한다. 결국 삶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죽음은 생명과 마찬가지로 우리 삶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그리고 삶은 죽음까지, 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과정이므로, 내가 지금 여기 살아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 다가올 죽음 역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죽음’과 ‘생명’이 서로를 위로합니다. - ‘죽음’, 내 삶의 마지막을 지키는 친구


 죽음은 오리에게 말한다. 사고가 날 까봐 걱정해 주는 것은 삶이지만, 자기는 그런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곁에 있었던 거라고. 어찌 보면 죽음은 그렇게 삶의 마지막을 함께 해 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죽음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던 오리는 그의 얘기를 듣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떠남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솔직하게 이야기 해 주고, 친절하게 미소 짓는 죽음은 오리에게 꽤 괜찮은 친구였다. 오리와 함께 연못에서 익숙지 않은 자맥질도 해 준다. 그런 죽음을 위해 오리는 자신의 날개로 추워하는 죽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아무도 죽음을 그렇게 대해 준 적이 없었다. 죽음 역시 연못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오리를 위로하고, 떠나기 전 가슴 속에 담겨 있던 것을 실컷 풀어내는 오리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준다. 문득 추위를 느끼던 날, 떠나야 할 때가 온 것을 안 것처럼 오리는 죽음의 손을 맞잡고 자신을 따뜻이 안아달라고 한다. 죽음과 오리를 서로를 그렇게 위로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숨을 거둔 오리, 그 곁을 조용히 지켜주던 것은 죽음이었다. 죽음은 까칫까칫 일어난 오리의 깃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 꽃 한 송이 가슴에 안겨서 커다란 강에 띄워 보낸다. 그리고 더 이상 오리가 보이지 않자 ‘조금’ 슬퍼하기도 한다. 죽음은 오리가 세상을 떠나는 길에 그 곁을 지키며 따뜻한 위로가 되고, 진심을 담아 바라봐 주던 마지막 친구였던 것이다. 작가는 오리와 죽음의 이야기를 통해 말한다. 죽음 역시 삶의 한 부분이기에 소중하게 보듬고 가야 한다고, 어쩌면 마지막 순간을 지켜줄 죽음이 있어 우리의 삶 역시 위로 받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말이다.

 

죽음을 바라보며 삶을 생각하다 


 왜 ‘죽음’이었을까? 볼프 에를브루흐는 이 책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작가는 죽음을 모른 채 하지 말고 정면으로 바라보라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오히려 삶을 더욱 생각하게 된다. 죽음을 자연스런 삶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니 삶이 더욱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을 향해 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내 곁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곰곰 생각해 보게 된다. 죽음을 통해 삶을 훨씬 더 성숙하고 진지한 자세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글과 그림 모두 한 편의 시를 보는듯한 이 책은 보는 누구에게나 수없이 많은 질문과 생각거리를 던져 줄 것이다. 깊이 있는 철학 그림책, 가장 솔직하고 용감한 ‘죽음’에 대한 그림책으로 오래도록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의 서평을 전제한 것이다   편집자- 주>

 

 

 

작가 소개 : 볼프에를브루흐

 2006년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 2007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선정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여기 명실상부 당대 최고의 작가 볼프 에를브루흐의 신작을 소개한다. 매우 심각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놀랄 만큼 뛰어난 상상력과 독창성으로 형상화 해냈던 전작들처럼, 그는 이번 작품 <내가 함께 있을게>에서도 결코 만만치 않는 주제를 풀어놓는다. 바로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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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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