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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례문화 직파에서 인조대리석관까지

 

북한 당국의 화폐 개혁 실패 이후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장례문화도 변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 전통 장례문화가 사라지면서 ‘직파’라는 신조어가 최근 등장했다. ‘직파’란 농사를 지을 때 씨를 논밭에 직접 뿌리는 것을 뜻하는데, 사망한 사람을 관도 없이 땅에 그대로 파묻는다는 의미로도 쓰인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청진의 한 소식통은 “요즘 관을 짜서 파는 사람들이 큰돈을 벌고 있다”면서 “정품 판자 1장 값이 6000원까지 올라 가난한 집은 사람이 죽으면 ‘직파’해 버리고 만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목재 수출을 장려하면서 산림이 황폐화됐고, 주민들이 땔감을 얻기 위해 무분별한 벌목에 나서면서 요즘 북한에서는 판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정품 판자는 폭 20cm에 길이 4m이다. 화폐 개혁 이전에는 판자 한 장 가격이 쌀 1kg 가격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판자 가격이 배 이상으로 뛰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판자 값이 비싸다 보니 관 값도 올랐다”면서 “가장 값이 싼 잎갈나무 관도 4만~5만원 수준이고, 자작나무나 소나무로 만들어진 관은 최고 20만원까지 한다. 하루 벌이로 사는 사람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가격이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3000~4000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부유층 사이에서는 호화로운 장례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은 “함흥시 일대에선 시멘트와 차돌을 섞어 만든 ‘인조대리석’관이 많이 돌고 있다”면서 “판자를 구하기 힘든 이유도 있지만 돈 많은 사람들이 조상을 더 잘 모시기 위해 경쟁적으로 인조대리석으로 만든 관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인조대리석관은 80만~100만원 정도이고 무게가 수백kg에 달해 관을 드는데 12명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RFA는 인조대리석 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관을 옮길 사람들을 장마당에서 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부유층에서는 조상의 묘를 더 좋은 위치로 옮기기 위한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유층들이 조상 묘를 가꾸는 것에 나서자 도굴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9월에는 함흥시 해안지역에서 재일교포 출신의 돈 많은 주민이 사망해 매장됐는데, 그날 밤 묘가 도굴돼 시신에 입혀졌던 옷과 신발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RF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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