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육군 이등중사 도연청. 60여년 전 나라를 위해 싸운 공로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 오는 10월 1일 61주년 "국군의 날"에 충무무공훈장을 받는 예비역 육군 이등중사 도연청(78·대전 대덕구)씨 사연이다. 6·25 전쟁 당시 8사단 21연대 소속이던 도씨는 1951년 수색중대 요원으로 강원도 인제 인근에서 중공군 장교를 생포하고, 1952~53년 적 전차 침투를 저지한 뒤 공비 토벌 작전에 성공적으로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무공훈장 증서"를 받았다. 그리고 60년 동안 잊고 있었으나 이번에 육군이 1989년부터 이어온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통해 빛바랜 나라 사랑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됐다. 도씨는 전쟁이 터지자 고향인 대전을 떠나 가족들과 대구로 피란을 갔다. 고등학생이던 그는 그곳에서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했다. 도씨는 "계급장도 필요 없다"며 "고향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전장을 누볐다. 맨몸으로 수류탄을 들고 적 진지와 탱크를 향해 돌진하며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다. 도씨는 "나중엔 목숨에 대해 초연해지더라"고 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 학업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으로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버스와 택시 운전, 경비원 등으로 70세까지 일하며 4형제를 길렀다. 지금은 손자들만 8명이다. 도씨는 "굳이 훈장을 받아야겠다는 욕심은 없었다"며 "군복 한 벌만 입고 추위에 떨며 어떻게든 지키려 했던 조국이 오늘날 이렇게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 훈장을 받은 거라 생각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도씨와 함께 박근하(81) 예비역 이등상사, 전만석(76) 예비역 이등중사, 문종섭(84) 예비역 이등중사도 이번에 화랑무공훈장을 받게 됐다. 역시 60여년 만이다. 육군은 20년 전부터 6·25전쟁 때 공을 세워 훈장 증서는 받았지만 정작 훈장을 받지 못했던 16만2950명 중 8만4460명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엄효식 육군 공보과장은 "남은 7만8490명도 꼭 찾아 이들의 피와 땀을 나라가 결코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무공훈장은 등급에 따라 태극, 을지, 충무, 화랑, 인헌 등으로 나뉜다. [출처 : 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