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공임대주택의 방청소를 맡은 대행업체의 의뢰인은 이 주택에 살던 70대 남성의 아들이다. 남성은 지난 1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입원했고, 앞으로 혼자 생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병원 측에서 30년 동안 소원했던 아들과 연락이 되었다. 그러나 아들은 "돌보고 싶지 않다"며 대행업체에 의뢰했다.
주택을 퇴거하고 요양 시설에 입소하는 절차, 그리고 장례식 및 묘지 준비도 '가족 대행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는 '일반 사단법인 LMN'의 엔도 히데키(遠藤英樹) 대표이사는 "최근 2~3년 사이에 의뢰가 3~4배로 늘어났다"고 말한다.
'일반사단법인 LMN'은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시니어 라이프 서포트라는 분야를 개척하여 성업중인 기관으로 LMN이 실시하는 '가족대행 서비스'는 고령자와 행정, 병원, 업체 등을 연결하는 '연락책' 역할이며. 등록비는 44만 엔, 정기 방문 및 긴급 출동, 입소-입원 등의 수속 대행, 장례-제사 준비 등의 '생활 지원'은 1회 4시간 정도, 1만1000엔(교통비 별도)으로 책정되어 있다.
"'부모를 버리고 싶다'는 말이 유행어가 되고 있지만, 오히려 간병이 불가능한 가족을 대신해 간병부터 장례식까지 모든 일을 하는 일"이라고 엔도 씨는 말한다.
LMN의 의뢰는 가족이나 형제자매가 없는 고령 남성의 '나홀로족'이 늘고 있으며, 가족이 있어도 '버림받을 것 같아서' 스스로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버림받은 부모'만큼 자신을 '독박 부모'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서비스 시작 초기에는 '노인 지원'이 주축이었고 독거노인 등의 상담은 없었지만, "요즘은 80% 정도가 그런 상담"이 되고 있으며 병원으로부터의 의뢰도 늘고 있다고 한다.
"십여 년 만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전화도 온다. 행정당국에서 좀 더 제도화가 되어 있으면 편리할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도 멀지 않았다. 지구촌 사람사는 곳을 어디나 비슷하기 마련, 어쩌면 비정해 보이기도 한 현실이 편리한 관행이 되어 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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