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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담]영혼을 극진히 대접하기 위한 석주물들

▲상석

상석은 제물을 진설하여 영혼을 대접하기 위한 상(床)이다. 봉분 앞에 넓은 현무암이나 조면암으로 된 사각 판석으로 된 상을 만들어 놓는다. 묘제 때나 벌초, 결혼식을 올린 때, 혹은 고향을 떠나거나 고향 방문 때 등 특정한 날 무덤을 찾으면 으레 상석에 제물을 차리고 조상에게 제를 지낸다. 집안의 묘제 때 상석에는 제사 때와 마찬가지로 제물을 차리지만 ‘가례’ 등 제례의 규정에 철저한 육지부와는 달리 제주에서는 가문가례(家門家禮)라고 하여, 집안마다 차리는 제물이 달라도 그 누구도 그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제주의 마을 형성이 육지부와는 다르고, 입도조 성씨 또한 한국의 많은 성씨를 아우르고 있어서 집안 전통이 각기 다른 때문이다.신성한 제물을 차리는 상석은 ‘생빌레’를 캐어 만드는데 여기서 ‘생빌레’란 땅에 박힌 암반을 말한다. 즉, 밭이나 야산의 땅속에 단단히 박혀있는 돌이다. 땅위에 돌덩이로 노출돼 구르는 돌을 ‘죽은 돌’이라 하고, 땅에 오래 박혀 지기(地氣)를 받은 돌은 ‘산돌’, 혹은 ‘쌩 돌’이라고 하는 데 상석이나 비석을 만들 때는 이 ‘산돌’을 써야 한다. 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상석이기 때문에 아무데나 굴러다니는 썩은 돌을 이용하지 않는다. 상석의 재료는 현무암, 조면암, 송이석 등이 사용된다.

 

▲돌잔

제주의 무덤 석물 가운데 특이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돌잔’이 그것이다. ‘돌잔’ 또한 제주 무덤의 일반적인 양식이 아니며 집안에 따른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 돌잔은 18~19세기 초에 조성된 무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돌잔은 대개 상석 바로 밑에 직사각형의 돌판에 붙어서 놓여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아예 상석 중앙에 두 개의 돌잔이 붙어 있는 경우도 드물게 보인다. 서촌(대정 지역)인 경우 돌잔은 주로 산방산 조면암으로 만들어지고 동촌(현 정의현)인 경우 검붉은 속돌로 만들어진다. 이런 석재로 돌잔을 만드는 이유는 현무암보다 강도가 낮아 형태를 만들기가 수월하고 운반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돌잔은 상석을 만들 때 함께 만든다. 대표적인 예로는 대정읍에 있는 벽사도 찰방 오영관의 묘에 잘 표현되어 있다. 돌잔은 효사상의 표현으로 제주인의 영구불변 모시겠다는 조상숭배의 극진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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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벼루

묘지의 석물로 전해오는 돌벼루 또한 유일하게 제주시 공동묘지에 있는 무덤에서 볼 수 있었다. 이 무덤에는 벙것(벙거지의 제주어) 쓴 돌하르방형의 문인석이 두 기 있고 무릎을 꿇어 공부하는 자세의 학동(學童) 석상이 두 기가 있었으나 그 동자석은 도굴되어 지금은 볼 수 없다. 이 무덤의 주인이 학식 있는 선비라서 그런지 돌로 벼루와 글을 배우는 학동(學童)을 만들어 놓았다.   

 

▲주가석, 향로석, 축판석

바로 지절(階節) 밑으로 세 개의 사각형 돌이 있는데 주가석(酒架石), 향로석(香爐石), 축판석(祝板石)이라고 한다. 주가석(酒架石)은 잔대에 받힌 술잔을, 향로석은 말 그대로 향을 피우는 향로를, 축판석은 쟁반에 받친 축문(祝文)을 올려놓는 작은 사각형의 돌이며 상석 앞 지절(階節)에 바짝 붙어 서로 40~50cm 정도 떼면서 차례대로 나란히 놓는다. 크기는 보통 각각 가로 25cm, 세로 22cm, 높이 15cm이며, 재질은 다공질 현무암이나 조면암, 송아석으로 만든다. 축판석이 없는 경우 비석 세운 곳 앞의 하계에 축문을 태우는 사각형의 판석이 있다. 사각형의 판석을 땅에 심어 축문을 태우도록 하는데 불이 사초(莎草·잔디)에 번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 판석은 소전대나 망료위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혼유석

혼유석(魂遊石)은 영혼이 앉는 자리를 말한다. 앞의 너른 상석에 제물을 차리고 배례를 받기 위해 영혼이 의자에 앉는 것이다. 드물지만 작은 혼백상자와도 같은 모양의 돌로 만들어 영좌(靈座)라는 글을 새기고 봉분 앞에 세우기도 한다. 가장 일반적인 혼유석은 바로 상석 위쪽으로 가로×세로 20cm가량의 사각형 각주석(角柱石)을 돌출시켜 놓는다. 주로 비석에 쓰는 조면암, 송이석으로 만들거나 다공질 현무암을 잘 다듬어서 세운다. 드물지만 어떤 무덤에는 의자 모양이나 미니어처 방석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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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절(祭節, 除節, 階節)

‘지절’은 제절(祭節, 除節)을 지칭하는 제주인의 와음(訛音)으로, 달리 계절(階節), 체절(?節)하고도 같은 말이다. 원래 무덤인 경우 영역을 가르고 그 영역에 맞는 석물을 배치한다. 즉, 계절(階節)은 왕릉에서는 초계(初階=上階), 중계(中階), 하계(下階) 3가지로 나누어 구분할 수 있다. 민묘인 경우 왕릉과는 달리 상계(초계)와 하계 두 단계로만 인식된다. 하지만 무덤의 석물을 세울 때는 은연중에 초계, 하계의 구분을 염두에 둔다. ‘지절’은 봉분의 영역, 즉, 영혼의 영역과 배례하는 자손의 영역을 구분하는 일종의 경계이자 봉분이 무너지거나 앞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지지(支持)하는 계단 역할을 하기 위해 흙으로 한 단을 높게 만든다. 그 경계는 작은 사각돌로 줄줄이 받치거나 각이 진 자연석으로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경계 짓는다. 지절은 사자(死者)의 집인 봉분과 연결되므로 사자를 높여 대우하기 위한 영혼 영역이기도 하다. 이 ‘지절’ 위에는 비석, 혼유석, 상석을 놓는 곳으로 사람들이 함부로 오르지 못하도록 금기가 돼 있다. 이 영역을 초계(初階=上階)라고 한다. 하계(下階)는 자손들이 무덤을 찾았을 때 예를 행하는 곳으로 상석을 앞에 두고 봉분을 향해 서는 절을 하는 산 사람들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하계 좌우로 쌍으로 동자석, 문인석, 망주석을 세운다. 하계의 표시는 중계와 하계가 하나로 합쳐져 생략되었기 때문에 따로 계절을 표시하지 않는다. 제주의 무덤에서는 크게 초계(상계) 밑이 바로 하계라고 하여 2분법으로 생각하면 된다.  -김유정의 산담 기행  [출처: 제주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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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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