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냉동 보존을 통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업이 팽창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인터넷판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BC는 1972년 미국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에 세워진 비영리 앨코 생명 연장 재단을 소개했다. 앨코 재단은 법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이들의 시신을 액체 질소를 이용해 냉동 보존한다. 미래에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죽은 이들의 생명을 복원하겠다는 계산이다. CNBC는 앨코 재단이 현재까지 죽은 이의 시신 또는 뇌 147개를 냉동 보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현재 앨코 회원은 1060명, 준회원은 201명이다. 1980년 약 10명이던 앨코 회원은 36년 사이 100배가 늘었다. 억만장자 투자가 피터 틸, 미래학자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 레이 커즈와일 등이 앨코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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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모어 앨코 최고경영자(CEO)는 “반세기 전엔 누군가의 숨이 끊기고, 심장박동이 멈춘다면 사망했다고 결론지었다”면서 “우리는 누군가가 죽었다면 '구조'(rescue)가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앨코가 말하는 ‘구조’는 의사가 사망 선고를 내린 시점부터 시작된다. 앨코는 사체가 굳어지기 전 얼음 욕조를 준비해 16가지 약물 처리와 동결방지처리 등을 통해 곧바로 시신을 냉동 보존 작업에 들어간다. 다음 생을 위한 구조 작업을 위해 35분 이내에 냉동보존이 이뤄져야 하는 게 핵심이다. 신속한 냉동 보존을 위해 앨코는 영국, 캐나다, 독일 등에 관련 시설을 구축하고 인원을 배치했다. 본부가 있는 스코츠데일에서 합법적인 죽음을 택하는 회원에겐 1만 달러의 인센티브도 준다.
냉동 보존을 거친 생명 재생 사업으로 앨코가 받는 돈은 시신 1구당 최소 20만 달러(약 2억2990만 원)다. 모어 CEO는 “미국 시민 대부분은 평생 생명 보험료를 내기 때문에 이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밝혔다. 앨코 회원은 사망 시 생명 보험의 수혜자를 앨코로 지정하는 식으로 시신 보존 비용을 충당한다. 앨코는 각 회원에게 의료진을 통해 앨코에 응급 상황을 알리도록 하는 팔찌를 차게 하고, 회원이 숨지기 직전이라는 판단이 들면 직원을 급파해 ‘구조’ 작업을 준비한다. 일각에선 인체 냉동 보존을 통해 생명을 복원할 수 있다는 이론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미래학자인 뉴욕시립대학의 이론물리학과 교수 가쿠 미치오는 “사람들이 과학에 관한 질문을 할 때 검증·재생·복제 가능한 결과를 답해야 하지만, 인체 냉동 보존술은 이런 기준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모어 CEO는 “희망을 파는 게 아니라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생명 복원은 언젠간 실현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