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사이에서 자치회관 회의실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간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각종 공공시설 유휴 공간을 찾아내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주차장, 주민 휴게실, 도서관, 자치회관 회의실 등을 간단한 예약을 통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
.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들에게 개방된 공공 시설은 1290개소다. 주민들은 이 같은 공간 공유사업을 통해 공공 공간을 지역모임이나 문화·체육 강의 등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자치구들도 공간활용을 위해 복지관 옥상 캠핑, 다문화 가족과 함께 어울리는 ‘짝지 활동’ 등 주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들도 운영하는 등 공간 공유에 동참하고 있다. 주민들도 이 같은 공간 공유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 신림동에 거주하는 김유순(38)씨는 “복지관 옥상에서 가족들과 캠핑을 하니 느낌도 새롭고 다른 가족들과 친해지니 즐겁다”며 “동사무소나 사회복지관 등을 다양하게 운영하려는 노력이 보여 시민으로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민간이 위탁 관리하는 건물, 빈 창고, 전시실 등 다양한 공간을 개방 대상에 포함하는 등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 전역 2089개 시유공간의 활용실태를 조사해 시민과 공유할 공간 51개소를 발굴, 리모델링을 거쳐 운영 중이다. 과거 난지도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쓰다가 방치된 곳을 리모델링 해 개관한 ‘노을여가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곳은 친환경 농작물로 요리를 만들고, 나뭇가지, 열매 등을 활용해 공예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학습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의 공간 공유가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면서 전국 지자체들도 노는 공간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구청 △동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문화시설 △체육시설 등 39개 시설, 76개 공간을 개방했다. 부산광역시 사하구도 감천문화마을 내 빈집을 리모델링해 마을 전체를 홍보하고 예술작품 등을 접목시켜 교육의 장으로 재 탄생시켰다. 유명 건축가들을 섭외해 빈집들의 삭막함을 없애고 이를 연결해 산책로로 조성했고, 작업공간을 마련해 시각예술작가 4명을 입주시켜 예술교육과 체험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는 이에 대해 인구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제한적인 자원을 통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사회복지시설 등의 운영비가 국가 차원에서 지원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세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서비스연구센터장은 “제한적인 비용에서 이뤄낼 수 있는 공유경제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책과 지자체들의 계획이 연결되면 더 효과적이며 지자체 인구 분석 등을 통해 특성에 맞게 용도를 다양화 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