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다 쓸쓸히 생을 마무리하는 '고독사'를 2027년까지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부가 고독사 위험군 발굴과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첫 기본계획인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을 수립해 18일 발표했다.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을 가리킨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독사 건수는 2017년 2천412건에서 2021년 3천378건으로 늘었다.
또 지난해 11∼12월 복지부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인 가구 9천47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고독사 위험군이 인구의 3%인 152만5천 명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번 기본계획은 2021년 기준 전체 사망자 100명당 1.06명꼴인 고독사를 2027년까지 0.85명으로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수립됐다.
이를 위해 우선 고독사 위험군을 찾아내는 것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이·통·반장 등 지역 주민이나 부동산중개업소와 같은 지역밀착형 상점을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로 양성하고 다세대 주택, 고시원 밀집 지역 등 고독사 취약지역 발굴 조사를 강화한다.
관련기사 -> 고독사90% 4050대, 일자리·사회안전망 부족심각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과 연계해 고독사 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게 발굴 모형을 개발하고 위험 정도를 판단할 체크리스트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렇게 찾아낸 고독사 위험군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사회 등과의 '연결'도 강화한다.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과 모임을 지원하고, 심리적 안정 지원과 응급상황 감지를 위해 정보통신기술도 활용한다. 가령 인공지능(AI)이 고독사 위험군의 전력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전력사용이 급감할 경우 위기를 감지해 안부를 확인하게 하는 방식이다.
관련기사-> CNN, "한국, 해마다 중년의 고독한 남성 수천 명이 홀로 사망하고 있다" 보도
정부는 또 지난 실태조사 결과 드러난 연령대별 고독사 특성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차별화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청년의 경우 고독사 중 자살 비율(20대 56.6%, 30대 40.2%)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정신건강검진 주기 단축(10→2년) 등 정신건강관리와 일경험지원사업 등 취업 지원에 주력한다.
2021년 기준 고독사의 58.6%를 차지한 중·장년층에 대해선 만성질환 관리와 더불어 일상생활 부담 경감을 위한 돌봄, 병원 동행, 정서 지원 등 생활지원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조기퇴직 중·장년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 등도 제공한다.
노인 위험군을 대상으로는 방문의료 서비스 확대, 노인들간 상호돌봄을 위한 노노케어, 사전 장례 지원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사망 후 시신 인수자가 없는 고독사 사망자에 대해선 공영장례도 확대한다.
정부는 이 같은 고독사 예방계획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중앙·지역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를 지정하고, 현재 978명인 통합사례관리사 인력도 단계적으로 증원하기로 했다.
고독사 관련기관 정보를 연계한 고독사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고독사 실태조사 주기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다. 국민 인식 강화를 위해 '고독사 예방의 날'(가칭) 지정도 추진한다.
현재 39개 시군구에서 추진 중인 고독사 예방·관리 시범사업은 2027년까지 229곳으로 확대한다.
복지부는 "이번 기본계획은 임종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고독사 예방 첫 기본계획"이라며 "주변과 단절된 채 혼자서 임종 맞지 않도록 빠르게 발견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