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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노인과 함께 자라는 것이 좋다 - 손경모

세상은 이성이 보여주는대로 되지 않는다. 이성은 현실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일 뿐이기 때문이다. 도로를 가다가 앞 차가 멈추면 서야지, 초록불이라고 갈 수는 없는 까닭이다.
 
나는 어릴때 할머니로부터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 아주 긴-시간동안 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피해갈 수 있었고, 그 가르침대로 살아왔다. 그러다 어느날 그 말을 이해하게 됐다.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 사람의 현재 감정이나 생각은 현재 나로 인함이 아니라 긴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태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령 현재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더라도 상대가 사과를 요구하면 사과하는 것이 대체로 옳았다. 시간이 지나도 대개 내 잘못은 모르지만, 우리의 미래는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그 사람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었는지 보인다. 설령 상대가 내 잘못에 비해 과한 사과를 요구하더라도 그 정도가 넘치면 상대에서 미안함을 갖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란 저울처럼 공평해서 참 어긋나기가 어렵다.
 
어떤 때는 그 가르침에 도망침도 있었다. 정말로 도망쳐야 할 때도 있었다. 자주 있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나는 무모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살면서 그런 위험에 여러번 노출되었지만 역시 큰 위험을 피해갈 수 있었다. 강도를 맞거나, 패싸움에 연루되거나, 깡패를 만나는 일들은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때 그릇된 결정은 남은 삶의 질을 크게 바꿀 수 있다. 삶은 좋아지기는 어려워도 나빠지기는 참으로 쉽기 때문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노인들과 가까이 지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잔소리를 십수년 이상 들었다. 그리고 그런 잔소리들이 현재의 내 판단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리고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잔소리들도 있다. 비록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떤 상황이 되면 종종 떠오른다. 그런 잔소리들이 어린 내게 준 것이 연한 암묵지였다. 마치 백신 같은 것이었다. 그런 것들이 나를 훈련시켜줬다.
 
각 나이마다 보이는 세상의 풍경이 다르다. 산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보이는 지상의 풍경이 다른 것과 같다. 산 꼭대기에 있는 사람과 지상에 있는 사람이 ‘같은 곳’을 본다고 해서 ‘같은 것’을 본다는 것은 아니다. 지상에 있어도 꼭대기에 있는 사람의 얘기를 듣다보면 지상에서 지상을 보면서도 꼭대기에서 보는 것처럼 지상을 볼 수 있게된다.
 
나는 참 권위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성격이지만, 나와 한 갑자가 차이나면 내가 접고 들어간다. 9점을 두고 싸워도 이길 수가 없다. 나와는 이미 다른 차원에서 세상을 본다. 나는 다행히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안다. 말이든 행동이든 의미가 없다. 무엇이든 접고 들어가야 내게 살이 된다.  암묵지는 그것을 갖고 있는 자와 함께 있는 동안에만 전수된다. 기술(Art)이란 게 그런 거다. 머털도사는 그 스승 수발만 10년 들며 불평만 했지만,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그 동안 도사가 됐다.
 
어린이집과 노인정이 사회에서 구분되면서 이미 조화가 깨진 것이다. 누가 뱀의 아가리처럼 벌어진 사회의 간극을 좁히겠나. 누가 뱀의 아가리를 틀어막을 수 있겠나. 노인들이 얼마나 강한지 젊은이들은 모른다. 특히 이 세대의 노인들이 얼마나 강한지…

삶의 절박함에 내몰리면 지금 세대는 죽음을 찾지만, 노인들은 박스를 찾고 공병을 찾는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까닭이다.

[출처 : 제3의길/  http://road3.kr/?p=3840&cat=149]

위 기사와 사진은 손경모 님의 동의하에 전재한 것입니다.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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