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커플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결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다. 지난해에만 7000쌍이 찾았고 올해엔 1만쌍이 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결혼 사진을 찍으려 해외로 가는 중국인 커플들은 과거엔 대개 미국, 유럽, 일본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를 휩쓴 2012년부터 한국을 찾는 커플이 급증했다고 한다. 결혼 서비스 업체 '아이웨딩'의 한상민 부장은 "한류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 결혼 사진의 질이 높다고 입소문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 사진을 화보처럼 만드는 문화는 중국에 없던 것이라 촬영 기법·사후 보정 면에서 중국 스튜디오들이 아직 한국을 못 쫓아온다"고 했다. 이날 결혼 사진 원본이 담긴 CD를 받아든 쑨씨도 "돌아가면 친구에게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찍은 사진은 정말 예쁘다"며 "내가 마치 '별에서 온 그대'나 '옥탑방 왕세자' 같은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고 말했다.
중국인 커플이 몰려오자 이들만을 위한 초고속 맞춤형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중국인 커플 600쌍이 찾았다는 강남구 논현동의 한 업체는 최근 1박2일짜리 '스·드·메' 패키지를 내놨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이란 뜻으로 첫날 공항에서 드레스숍으로 직행해 다음 날 촬영 때 입을 의상을 고르고, 둘째 날 오전 미용실에서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을 받고, 오후에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으면 끝나는 일정이다. 통역이 내내 따라다니고, 전문 보정사의 손길을 거친 앨범은 두 달 뒤 중국 집으로 배달된다. 가격은 중국서 찍는 것보다 4배 이상 비싼 350만~800만원이다. 이 상품을 내놓은 업체는 "주말에 잠깐 와 촬영하고 돌아가는 커플이나, 촬영을 끝내고 나머지 기간에 쇼핑하러 다니려는 커플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중국인 커플만 상대하는 대형 스튜디오도 생겨났다. 신사동에 본점을 둔 한 결혼 사진 전문 업체는 중국인 커플용으로 서울에만 5곳의 스튜디오를 갖춰놓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중국 손님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 분위기를 다 다르게 꾸몄다"고 말했다. 촬영은 올림픽공원, 한강공원, 남산 한옥마을 등 야외에서도 진행한다. 서울 외 지역을 찾는 커플은 제주도 스튜디오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인 경기 가평군 '쁘띠프랑스'로 안내한다. 지난 1~7일에는 한국 결혼 성수기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이 겹쳐 한·중 커플들 간에 스튜디오 확보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 커플에 더해 한 달 평균 50쌍의 중국인 커플을 촬영한다는 한 업체의 경우 지난 국경절 연휴 때 중국인 커플만 70쌍이 몰렸다.[조선일보 발췌, 이미지 출처 : 아이웨딩 네트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