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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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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통계>


#. UN(국제연합)은 고령인구(만 65세 이상) 비중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로 분류한다.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 20%를 웃돌면 초고령사회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지 17년 만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예상보다 1년 앞당겨진 2017년이었다. 이런 속도라면 2025년쯤에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화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시간이 겨우 25년 정도에 불과하다. 프랑스(154년), 미국(94년), 독일(77년)등 선진국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실버(silver)의 대명사’ 일본의 36년 기록도 갈아치울 태세다.

 

#. 2020년은 1955년생이 65세가 되는 첫 해다. 베이비부머(1955년생~1963년생)는 727만 6311명이다. 현재 노인인구 765만 408명에 거의 육박한다. 55년생에게만 한 해 들어가는 복지비(기초수급,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가 5~6조 원이다. 의료비 부담과 비정규직, 장수비용 등 노후파산이 늘게 된다. 장수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한 나라 가운데 노인빈곤률 1위 국가다.

 

#. 2020년은 출생률보다 사망률이 앞지른 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한 해 사망자 30만 명이 2035년에는 50만 명으로 뛴다. 일본의 초고령사회를 넘어 ‘다(多)죽음사회’가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2019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이 77%에 이른다.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는 14%밖에 되지 않는다. 그토록 꺼려했던 객사(客死)가 표준이 된다. 대형병원·대학병원은 늘 병실이 부족하다. 응급실은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로 넘쳐난다. 모자란 병실을 30만 병실의 요양원이 대신한다. 신기하게도 죽는 숫자 30만과 일치한다. 죽음 대기실만 같다.

 

이 정도 통계수치면 실감 날까? 뜻밖에도 통계에 인문학이 스며있다. 아니 통계(데이터)는 심리학, 인류학의 시그널이다. 통계를 보면 나의 앞날이 보인다. 그래서 미래학이다.

 

환자를 맞이해야 할 병원이 숨을 거둔 시신을 환영한다. 수익성 좋은 장례식장으로 모실 수 있어서다. 죽음은 장례식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음에는 화장장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59개 시설에서 연간 32만 508건이 처리 가능하다. 하지만 턱없는 부족현상이 생긴다. 4일장 5일장과 함께 원정화장이 등장한다. 화장도 줄을 잘 서야 한다.

 

이 불안심리를 파고든 것이 상조서비스다. 상조상품 가입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선수금 규모가 무려 5조 5,849억 원이다. 그런데 이런 돈들은 대체 어떻게 쓰여지고 있을까? 아니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일까?

 

최근의 한 기사를 인용해 본다.

“상조서비스 업계 등에 따르면 장례서비스 가격에 거품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전사진을 놓는 제단장식이다. 제단장식은 마진이 크기 때문에 대형병원을 낀 장례식장에서는 제단장식 하나만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강남의 한 병원 장례식장 서비스 소개 책자에는 제단장식 비용으로 182만원이 적혀 있다. 신촌 소재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제단장식이 200만원에 팔린다. 혜화동에 있는 국립대 한 장례식장에서는 제단장식 비용으로 119만원을 청구한다. 생화 값을 기준으로하면 최소 10배의 마진이 생기고 인건비를 감안해도 3배 이상 남는 장사다. 비싼 곳과 비교하면 20배 차익을 남길 수 있는 대부업 뺨치는 사업이다.”

 

제단 장식이 이 모양인데 다른것은 어떻겠는가? 빈소 사용료는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몇배 뛰어넘는다. 가장 큰 부담은 접객비다. 따져볼 겨를도 없다. 고인앞에서 할 짓이 아니라고 혀를 깨문다. 이어지는 절차에 떠밀려 속수무책이다.

 

장례호황의 비밀은 장례서비스가 아니다. 부가가치도 아니다. 장례에는 단골손님이 없다. 딱 한 번 내지 두 번으로 끝난다. 그러니 얼마든지 등쳐먹어도 된다. 다시 볼 일 없으니 말이다. 상주들의 지갑을 터는 비밀병기가 있다.

 

“마지막 가는 길, 잘 모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한마디에 모두 넘어간다. 평소에 잘 모시지 못한 마음이 앞선다. 속죄하고 싶다. 거침없이 쓴다. 묻지마 지출이다. 이를 ‘미안해’ 마켓팅이라 한다. 그들은 고수다.

 

통계가 들이민 복지쓰나미, 장례난민, 원정화장, 셀프장례, 장례의 불공정과 불평등.....

미래예측의 시그널 앞에서 미래학자 Peter Diamandis의 말을 떠올린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안다. 남의 미래는 만들 수 없을지라도 나의 미래는 만들 수 있다. 생애말기를 포함한 노후의 설계가 중요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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